머리에 빛 쪼이니 술마시는 욕구 줄었다

정지영 기자 2025. 8. 2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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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정영철 연세대 의대 교수, 최정석 성균관대 의대 교수, 안우영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왼쪽부터). UNIST 제공.

머리에 빛을 쬐는 비침습적 자극만으로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가 줄어들게 한 임상시험 연구결과가 24일부터 27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 한국뇌신경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공개됐다. 뇌파와 광자극을 활용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정동일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경두개광자극(tPBM)으로 알코올에 대한 갈망과 의존도를 동시에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에는 정영철 연세대 의대 교수, 최정석 성균관대 의대 교수, 안우영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등이 참여했다. 

임상 시험에는 총 세 집단이 참여했다. 한 집단은 경두개광자극만, 또 다른 집단은 미주신경 전기자극(taVNS)만, 마지막 집단은 두 가지를 병합해 적용했다. 연구팀은 아이메디신이 개발한 ‘아이싱크웨이브(iSyncWave)’ 장비를 활용해 자극을 줬다. 

경두개광자극은 뇌에 특정 파장의 빛(주로 적외선)을 쬐어 뇌신경 활동을 조절하는 비침습적 뇌 자극 기법이다. 미주신경 전기자극은 귀 주변(특히 귓바퀴 일부)에 위치한 미주신경(10번째 뇌신경)의 가지에 약한 전기 자극을 줘 뇌와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비침습적 뇌 자극 기법이다.

참여자들은 5주 동안 집에서 하루 15분, 주 5회 이상 자가 치료를 시행했다. 미주신경 자극만 받은 그룹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빛 자극을 받은 집단과 병합요법을 적용한 집단에서는 모두 음주 욕구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빛 자극을 받은 두 집단에서는 알코올 의존도 자체가 낮아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기존 약물·상담 중심 치료법의 한계를 넘어선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동일 교수는 “경두개광자극이 갈망과 의존을 동시에 줄일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약물치료가 어려운 환자나 음주 문제 예방을 위한 두뇌 관리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두 자극을 결합한 맞춤형 디지털 치료기 개발도 예고했다. 연구팀은 "치료기 상용화를 통해 지역별, 개인별 상황에 최적화된 중독 관리 시스템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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