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DING GIFTS : 15 Men, 15 Stories

아레나옴므플러스 2025. 8. 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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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취향을 지닌 15명의 남자에게 물었다. 기혼자에게는 이미 선택한 예물의 의미를, 미혼자에게는 곧 선택할 예물의 기준을.

AUDEMARS PIGUET

로열 오크 프로스티드 골드 셀프와인딩 34MM
이 시계의 존재를 안 이후로 최고 시계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로열 오크를 장만해야겠노라. '그 순간'이라 하면 생애 한 번뿐인 예물 시계를 장만할 때가 아닐까. 이왕이면 결혼 후 지갑 사정이 어려워졌을 때를 대비해서 골드 모델로 고르는 게 좋겠다.
- Single | 박영광(하이츠 프로젝트 매니저) 

CARTIER
러브 링

예물 반지에 큰 욕심은 없었지만, '이왕이면 크고 멋진 걸 갖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깔끔하고, 자주 끼고 싶은 반지를 원했다. 피부 톤이 어두운 편이라 골드 컬러에 넓은 링을, 아내는 밝은 피부에 어울리는 화이트 골드 컬러의 얇은 다이아몬드 링을 골랐고, 결국 우리는 같은 모델이지만 전혀 다른 디자인의 반지를 선택했다. 똑같은 반지를 맞추기보다, 서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반지를 골라줌으로써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 Married | 최문수(아식스 마케터)

A. LANGE & SÖHNE
삭소니아 신

매주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부부들을 만난다. 예복 피팅이 끝나고 예물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내린 결론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증표로서 예물은 가격과 상관없이 고유의 색을 지니고 품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 랑에 운트 죄네의 삭소니아가 그렇다. 군더더기 없는 멀끔한 디자인과 시계의 뒷면까지 세심하게 가공한 고급스러움은 브랜드를 넘어 독일 시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드레스 워치라는 콤팩트한 형태임에도 정밀하고 굳건한 기술력이 함축되어 있는 건 물론이다. 삭소니아는 잘 만들어진 수트처럼 과시하며 드러내지 않는다. 묵묵히 손목 위의 우아함을 지킬 뿐이다. 이는 남편으로서 지녀야 할 덕목이기도 하고.
- Single | 김동현(트란퀼 하우스 대표)

ROLEX
서브마리너 논데이트

롤렉스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는 결혼 전부터 소유하고 싶은 시계였다. 예물을 준비해야 할 때 나는 신부를 설득해 갖고 싶던 시계를 선택했다. 누가 빈티지 워치를 예물로 준비하냐고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더 자주 찰 수 있다고 우겨 허락을 얻어냈다. 그 길로 친한 형의 손목에 있던 시계를 결혼 선물 명목으로 싼값에 뺏어왔다.
- Married | 이영표(스타일리스트)

BOUCHERON
콰트로 더블 화이트 다이아몬드 라지 링

어릴 땐 주얼리를 많이 착용하는 편이었는데 해가 거듭할수록 오히려 심플하고 강렬한 한 방이 있는 주얼리를 한두 개 선택하게 된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반지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부쉐론 콰트로 링. 결혼할 때가 되면 반지를 켜켜이 쌓고 쌓아 그야말로 여러 반지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라지 링을 고를 예정이다. 이왕이면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걸 고르면 내 손도, 결혼 생활도 빛나겠지. 
- Single | 김성덕(스타일리스트)

CHOPARD & CARTIER 
아이스 큐브 & 탱크솔로 워치

결혼을 일찍 한 편인데, 예물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오랫동안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지였다. 반지는 미니멀하지만 모던한 매력이 있고 레이어링 가능한 아이스 큐브를 선택했다. 시계는 결혼 전에 아내의 진급을 기념해 까르띠에 탱크 시계를 선물했었는데, 자연스럽게 커플 시계도 되고 고유의 헤리티지도 있어서, 시간이 오래 지나도 멋스럽게 찰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구매 당시 한국에서는 단종되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걸 알고 신혼여행 첫날 도착한 바르셀로나 까르띠에 매장에서 바로 구매했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탱크는 브레이슬릿 모델을 구입하고 가죽 스트랩과 D 버클을 구매하는 게 합리적이다.
- Married | 김대희(선데이서즈 디렉터)

JAEGER-LECOULTRE 
리베르소 트리뷰트 듀오페이스

리베르소 트리뷰트는 1930년대 아르데코 감성을 그대로 품고 있으면서도, 양면 케이스라는 위트를 지닌 시계다. 결혼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 면만 보는 게 아니라 서로의 여러 모습을 보면서 살아가야 하니까. 기분이나 스타일에 따라 뒤집어 차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하나의 시계로도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점이 매력이다. 그 변화는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상황과 마음에 맞게 '함께하는 시간'을 새롭게 만들어준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클래식함을 잃지 않고, 그 안에 묻어나는 이야기가 더 깊어지는 것도 결혼과 닮았다. 그래서 나에게 리베르소는 단순한 시계가 아니라, 함께 걸어갈 시간과 스타일을 상징하는 예물이다.
- Single | 현재민(OA 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LOUIS VUITTON 
에스칼

나는 단순한 스리 핸즈 워치를 좋아한다. 이 시계를 총괄한 파브리크 뒤 떵 대표 미셸 나바스도 나에게 "아무것도 없는 스리 핸즈 워치가 만들기 가장 어렵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이 시계는 루이 비통이라는 이름과 상관없이 훌륭하다. 지름 39mm의 케이스 크기, 날짜창도 없이 시·분·초침만 있는 동치미 같은 구성. 이런 디자인은 숨거나 잔재주 부릴 구석이 없기 때문에 어렵다. 아울러 나는 자고로 결혼 시계라면 결혼 당시의 유행이나 사회상이 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혼하는데 왜 서브마리너 같은 걸 사. 내게 그런 건 결혼 시계가 아니다. 그 점에서 최근 나온 루이 비통 에스칼 플래티넘 케이스 시계는 시대상이 보이므로 의미도 훌륭하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한데 어차피 내 결혼 확률도 아주 낮아 크게 상관없다. 망상은 할 수 있잖아?
- Single | 박찬용(프리랜스 에디터, 칼럼니스트)

CHAUMET
 비 드 쇼메 링

결혼 3개월 전 토요일 아침, 아내에게 홀린 듯 이끌려 간 곳은 한 백화점이었다. 예물을 찾는 수많은 예비 부부들과 함께 웨이팅 리스트를 등록하며 주얼리 브랜드 이곳저곳을 방문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쇼메. 16번째 대기 순서를 기다린 끝에 들어간 이곳에서 마침내 예물을 결정했다. 고르고 고른 모델은 바로 비 마이 러브(현재 비 드 쇼메) 링. 아내가 마음에 들어했기 때문이다. 사실 예물 반지는 아내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그래야만 했고, 그래야만 한다고 결혼을 먼저 한 선배들이 이야기했다. 아내는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반지를 골랐고, 나는 다이아몬드가 없는 반지를 골랐다.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반지를 고를 걸 그랬나 싶다가도, 손가락 두껍기로 소문난 나에게 딱 맞는 반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었다. 아내의 말과 선택을 전적으로 순응하고 신뢰하는 선배들의 조언 덕일까, 현재까지 결혼 생활이 아주 매끄럽고 순탄하다.
- Married | 양중산(포토그래퍼)

BREITLING
내비타이머 월드

연도는 밝히지 않겠다. 결혼 직전, 스위스 바젤 시계 박람회에 갔었다. 당시 홍콩과 일본에서 얼굴 큰 시계들이 인기 많았다. 그 유행은 한국에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았고, 내 눈에 브라이틀링 내비타이머 월드 46mm가 들어왔다. 결혼 이후 시간이 많이 흘렀다. 내 손목은 46mm를 충분히 커버할 만큼 여전히 두껍지만 트렌드는 변했고, 요즘은 가벼운 시계들에 손이 간다. 그래도 가끔 저 시계를 손목에 올리면, 가슴 뛰게 했던 그 시절의 언약과 시계의 위용이 여전함을 느낀다. 그렇다고 시계를 보며 눈시울을 적시며 감상에 빠져들진 않는다. 결혼은… 아니다. 여기까지만 적겠다. 
- Married | 성범수(콘텐츠 제작대행사 <인디드> 대표)

VACHERON CONSTANTIN
피프티식스 셀프-와인딩

예물을 고른다면 항상 염두에 둔 조건이 있다. 골드 케이스에 브라운 스트랩을 매치한 시계일 것. 이토록 클래식한 조합은 아버지의 예물 시계를 보고 자란 덕이다. 정확한 모델명은 모르지만, 아버지의 손목에는 항상 골드 케이스에 브라운 스트랩을 반듯하게 매치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시계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예물 시계를 꼭 닮은 모델. 아버지의 시계를 따라 장만하면 나도 아버지와 같은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이 시계를 조심스레 골라본다.
- Single | 이에녹(헤어 스타일리스트)

JAEGER-LECOULTRE
 리베르소 트리뷰트 모노페이스

먼저 결혼한 인생 선배들에게 조언을 듣다 보니 '나도 저렇게 해야지' 싶은 것들이 생겼다. 그중 하나는 예물 시계로 리베르소를 사는 것. 단지 예쁘고 비싼 시계여서만은 아니다. 다이얼이 뒤집히는 리베르소에는 특별한 이니셜, 날짜, 문구를 새길 수 있다. 언젠가 내게도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가 스무 살이 될 때 결혼기념일과 아이 생일을 새겨 선물하고 싶다. 이 정도 핑계라면 예비 신부도 그러려니 허락해주지 않을까.  
- Single | 주현욱(<아레나> 피처 에디터)

CUSTOM
맞춤 반지

우리는 결혼반지를 고를 때, 딱 두 가지를 생각했다. 첫 번째, 디자인은 무조건 간결하고 클래식할 것. 복잡한 디자인을 서로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취향에 따라 질려서 결혼반지를 끼지 못하는 사태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두 번째는 의미가 담길 것. 마음에 담아두거나 평소에 애정하는 브랜드는 많았지만 결혼까지 특정 브랜드로 의미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종로의 귀금속 상가를 찾아 가장 클래식한 디자인의 반지를 제작했다. 포인트라면 안쪽에 새겨진 우리 둘의 이니셜. 결혼을 하고 나니 사야 할 것들이 더욱 늘어났는데, 고르는 기준은 반지와 같다. 클래식하고 우리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
- Married | 한재필(크리에이티브 디렉터)

MAISON TAK
르 땅 링 와이드

어렸을 때 환상이나 로망으로 상상만 했던 결혼이 슬슬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환상일 때나, 현실일 때나 예물에 대한 내 생각은 한결같은데, 영원을 다짐하는 예물만큼은 타협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모델로 택하고 싶다. 파리에 방문했을 때 발견한 브랜드 '메종 탁'의 르 땅 링 와이드를 보고 이걸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하지 않은 디자인,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브랜드 정신까지 맘에 든다. 이 모델이라면 결혼과 예물의 로망을 꼭 이루어줄 거 같다. 
- Single | 박경진(모델)

ROLEX
씨-드웰러 116600

평생을 함께할 시계를 고르려니 쉽지 않았다. 내가 이후 시계를 모을 줄도 몰랐고. 소거법으로 처음 선택한 건 사실 서브마리너였다. 그런데 시계 생활을 하다 보니, 주변에 서브마리너가 너무 흔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비슷한 디자인에, 오히려 스펙은 한층 높은 씨-드웰러로 마음이 기울었다. 같은 이유로 가격이 높아 인기가 덜했기에 롤렉스치고는 드물게 짧은 기간만 생산됐다. 덕분에 지금은 레어 아이템이 되어, 더욱 만족스러운 선택이 됐다.
- Married | 김도우(시계 전문 웹진 <클로카> 대표)

CREDIT INFO
Editor 김장군
Photographer 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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