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우의 ‘아웃사이드’] 실질적 OECD 출산율 1위 프랑스의 비밀

장제우 작가 2025. 8. 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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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여건·취업상태·주거여건 등
프랑스가 한국 다음으로 신경 써
그럼에도 여타국보다 높은 출산율
짧은 엄마의 양육시간이 주 원인
부모 부담 없애는 것이 효과 교훈

장제우 작가

2023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의 OECD 국가 중 출산율 2위는 프랑스이다. 1.66명으로 매우 높은 것은 아니지만, OECD 전체로 넓혀도 대가족 체제의 멕시코와 특수한 사정의 이스라엘만이 프랑스보다 높을 뿐이다. 특이 케이스를 빼면 실질적으로 1등인 셈이다. 최근 프랑스를 포함한 5개국의 결혼·출산·육아에 대한 인식조사가 발간되었다. 이를 보도한 언론의 초점은 ‘한국의 저출산’에 모였지만 주목할 곳은 프랑스다. 연구를 보면 딱히 이유가 없는데도 대하락의 시대에 가장 선방하고 있다. 해당 연구와 언론이 거론하지 못한 프랑스의 비밀은 뒤에 짚어본다.

출산을 결정하는 데 고려할 사항이나 걱정거리가 많다면 당연히 출산을 꺼리게 될 것이다. 한국은 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프랑스, 스웨덴, 독일, 일본, 한국의 출산율은 각각 1.66명, 1.45명, 1.35명, 1.2명, 0.72명이다. 이 5개국의 20~49세 2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같은 질문의 조사에서 한국의 고민이 가장 깊다. 가족계획 시 가정의 경제여건, 본인 및 배우자의 취업상태, 주거여건, 일-생활 균형, 경력단절 가능성,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실성 등을 어느 정도 중요하게 보는지 물었을 때 한국은 모든 항목에서 중요하다는 비율이 가장 높다. 희한하게도 프랑스는 한국 다음으로 신경을 많이 쓰는 나라다.

위의 질문들에서 한국, 프랑스, 스웨덴 3개국의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답변을 차례대로 비교하면 가정경제 94.3%·81.7%·82.2%, 본인취업 87.5%·82.1%·77.6%, 배우자취업 80.4%·79%·74.7%, 주거 90.4%·87.1%·84.5%, 일-생활 89.6%·83.4%·83.7%, 경력단절 72.2%·57.8%·48.6%로 나타난다. 출산 계획이 가장 골치 아픈 나라가 한국인 것은 상수이겠지만 OECD 출산율 최상단의 프랑스도 따지는 정도가 여타 국가보다 심하다. 그뿐이 아니다. 자녀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인지 물었을 때도 프랑스의 근심 걱정이 한국 다음이다. 경제부담이 늘 것 92.7%·75.5%·65.2%, 원하는 일을 자유롭게 못할 것 85.4%·66.8%·59.2%, 배우자의 일할 기회가 줄어들 것 51.4%·40.4%·29.7%, 나의 일할 기회가 줄어들 것 62%·44.8%·37.6% 등 프랑스는 여타보다 자녀로 인한 걱정이 더 많다.

출산이나 자녀 계획은 너무도 복잡한 방정식이라는 한국의 조사 결과는 예상 그대로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자녀 계획의 골치 아픔에 비해 출산율이 매우 높다. 그 한 가지 중요한 원인에 대해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가 분석한 바 있다. 바로 엄마의 양육 시간이 여타보다 짧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각 국가들의 엄마 양육 시간과 출산율은 반비례 관계에 있다. 그리고 지난 반세기 동안 주요 선진국에서 엄마의 양육 시간이 일제히 증가할 때 프랑스는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한국의 절반 정도 시간이 소요될 뿐이다.

앞서 소개한 5개국 연구에서 육아를 부부가 절반씩 분담하고 있다는 답변은 프랑스가 39.1%, 한국이 14.9%로 프랑스의 이른바 반반육아는 한국의 세 배에 육박한다. 육아를 반씩 분담해야 적절하다고 보는 비율은 프랑스 48.3%, 한국 37.4%이다. 한국에서 반반육아가 적절하다는 응답은 프랑스보다 한결 낮지만, 프랑스는 기대하는 육아 분담에 비해 9.2%가 모자라고 한국은 22.5%가 부족하다. 육아의 공평 분담이나 엄마 양육 시간의 감소는 노동시장과 연계된 사안이기에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또 이것만으로 프랑스 수준의 출산율로 상승할 수도 없다. 하지만 자녀 계획의 애로사항이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 입장에서 프랑스처럼 (한국을 빼면) 여타 국가보다 출산으로 인한 걱정을 더 많이 하면서도 오히려 출산율이 더 높은 특징은 곱씹을 만한 지점이다.

자녀 덕분에 기쁨이 커지고 배우자와 친밀감이 높아질 것이란 응답에선 한국이 프랑스도 스웨덴도 앞선다. 부모 되기의 보람을 강조하기보다는 부담을 없애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교훈도 되새겨봄 직하다.

/장제우 작가

<※외부인사의 글은 경인일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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