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데이터센터 난립 시대, 주민과 약속이 먼저

박종혁 2025. 8. 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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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혁 인천광역시의원

산업통상자원부 전망에 따르면 현재 인천지역 내 위치한 데이터센터는 총 8곳이며, 오는 2029년까지 123곳으로 급증할 예정이다. 지금보다 15배 이상 늘어나는 규모다.

부평구 청천동에는 SK에코플랜트와 싱가포르 디지털엣지가 총 1조 원 규모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96~120㎿)를 조성하고 있다. HJ중공업은 북항 원창동에 120㎿급 데이터센터를 추진하고 있고, AWS는 서구 가좌동에서 4만4812㎡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축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순탄치 않다. AWS 데이터센터는 지역사회 반발로 착공이 지연되고 있고, 청천동 현장 역시 고압선 매설을 둘러싼 주민 반발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주민의 우려가 단순한 불안감일까? 그렇지 않다. 연구 결과 실제 영향들이 존재한다. 정부 측정 결과 데이터센터 전자파는 인체보호 기준치의 1% 수준이지만, WHO는 2007년 각국 정부에 극저주파 전자파 노출 저감을 권고했다. 질병관리청도 "전자파 영향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아 사전예방 원칙에 따른 주의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냉각설비 소음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브릭스그룹이 12개 데이터센터를 측정한 결과, 직원들이 귀마개나 고가 헤드폰을 착용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또한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는 지역 환경 부담과 열섬현상을 가중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 영향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대안 제시가 없다는 점이다. 사업자는 "법적 절차를 모두 이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법은 선진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 성남 판교에서는 설명회(3회), 설계 보완, 소방대응계획 공유 등 소통으로 합의를 이끌어 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데이터센터 폐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해 주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했다. 핵심은 '일방적 통보'가 아닌 '쌍방향 소통'과 '실질적 혜택 공유'였다.

이제 인천시는 제도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 첫째, 도시계획 단계부터 주민, 기업, 전문가가 함께 논의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둘째, 전자파, 소음 등 민감 이슈에 대한 제3자 검증과 정보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 셋째,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사회 환원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 넷째, 데이터센터 운영 전후의 환경 변화를 지속 측정하고 공개하는 투명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는 분명 인천의 미래 성장동력이며, AI시대의 필수 인프라다. 하지만 시민의 건강과 안전, 신뢰 없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함께 발전할 방법을 찾는 상생적 접근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기술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스마트시티 인천이다. 데이터센터가 인천 시민 모두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이제는 속도보다 방향을 점검할 때다.

/박종혁 인천광역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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