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노리는 '폐동맥고혈압'…20년 만의 新치료제, 국내 상륙

홍효진 기자 2025. 8. 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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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 기자간담회
김 알버트 한국MSD 대표가 12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윈레브에어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희귀난치질환 폐동맥고혈압 치료제인 MSD(미국 머크)의 '윈레브에어'(성분명 소타터셉트)가 국내에 상륙했다. 윈레브에어는 폐동맥고혈압의 발생 기전 중 하나인 '액티빈'의 경로를 활용한 최초의 액티빈 신호전달 억제제로, 국내에선 지난 1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뒤 절차를 밟아 지난달 23일 허가를 받았다. 김 알버트 한국MSD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윈레브에어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윈레브에어는 20년 만에 등장한 혁신 신약"이라며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혈관이 두꺼워지는 것을 억제해 변형된 폐동맥과 우심실을 되돌릴 가능성을 지닌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를 연결해주는 폐혈관(폐동맥계) 내 압력이 높아진 상태인 폐고혈압 중 '1군 질환'으로 분류되는 질환이다. 폐소동맥 벽이 두꺼워지고 내강이 좁아지며 구조적으로 협착돼 발생하며, 환자들은 걷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숨이 차 일상 전반에서 심각한 제약을 받게 된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의 경우 1년 내 사망 확률이 20%가 넘는다.

정욱진 대한폐고혈압학회 회장(가천대 길병원 심부전폐고혈압센터장)은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간을 30초라고 봤을 때 이는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에겐 100m 달리기하는 느낌"이라며 "국내 폐고혈압 환자 50만명 중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약 6000명이다. 그러나 제대로 치료받는 환자는 25%인 1500명에 그친다"고 말했다.

정욱진 대한폐고혈압학회 회장(가천대 길병원 심부전폐고혈압센터장)이 12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윈레브에어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폐동맥고혈압 사인은 우심실 부전이나 심장 돌연사가 대부분이며,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치료하지 않을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은 2.8년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국가암등록통계의 '주요 암 대비 폐동맥고혈압의 5년 생존율'(2013~2017년)에 따르면 폐동맥고혈압의 5년 생존율(71.8%)은 폐암(30.2%), 간암(35.6%) 다음으로 가장 낮은 상황이다. 90% 이상인 일본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폐동맥고혈압 증상은 호흡곤란·만성피로·부종·어지럼증 등 갱년기 증상과 같아 조기 진단도 쉽지 않다. 정 회장은 "질환 인지도를 높여 조기 진단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며, 현재의 순차적 병용요법이 아닌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적용한 강력한 치료 방식이 활용돼야 한다"며 "대한폐고혈압학회 차원에서도 관련 진료 지침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대한폐고혈압학회 진료지침위원장(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장)이 12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윈레브에어 국내 허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윈레브에어는 폐동맥고혈압의 발생 기전 중 하나인 액티빈의 경로를 활용한 최초의 액티빈 신호전달 억제제다. 두꺼워진 혈관 벽 구조를 되살려 질환의 근본 원인을 개선해주기 때문에 기존 약제와는 다른 기전으로 작용한다. 이전까지 국내에선 △엔도텔린 경로 표적치료제(ERA) △산화질소 경로 표적치료제(PDE-5i/sGC) △프로스타사이클린 경로 표적치료제(PGI₂)의 총 세 가지 기전이 적용된 9가지 약제가 사용돼 왔다. 이들 약제의 주된 작용 원리는 '혈관 확장'이다.

윈레브에어는 해외 허가 근거가 된 '스텔라'(STELLAR) 임상 3상에서 위약 대비 6분 보행 거리를 40.8m 증가시켰고(95% CI, 27.5-54.1; P<0.001), 임상적 악화 또는 사망 위험의 84% 개선(HR 0.16, 95% CI, 0.08-0.35)을 확인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 WHO 기능분류 및 폐혈관 저항(PVR), 심부전 바이오마커인 NT-proBNP 수치 등 2차 유효성 평가 지수 8개 지표에서 위약 대비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김경희 대한폐고혈압학회 진료지침위원장(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장)은 "유럽과 미국에선 진료지침 위원회 전문가들이 추후 폐동맥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 시 액티빈 신호전달 억제제의 추가 병용을 권고한 바 있다"며 "일본에선 올해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통해 액티빈 신호전달 억제제의 추가 병용이 빠르게 개정됐다. 대한폐고혈압학회에서도 국내 폐고혈압 진료지침에 액티빈 신호전달 억제제를 추가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선 윈레브에어에 대한 건강보험(건보) 급여가 신속히 적용돼야 한단 의견이 나왔다. 윈레브에어는 '허가-평가-협상 병행 2차 시범사업' 대상으로 지정, 허가와 함께 급여 평가를 진행 중이다. 정 회장은 "윈레브에어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 이미 쓰이고 있는 약물"이라며 "건보 급여가 최대한 빠르게 적용돼 많은 환자가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명혜진 한국MSD 파마사업부 전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급여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며 "기업과 학회, 보건당국과 함께 조속히 노력해 적정한 가격을 빠르게 협의하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 환자 투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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