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빨’에 시니어 지갑 열린다

박연수 2025. 8. 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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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장비 때문에 기가 죽어. 다 경쟁이야."

파크골프를 즐기는 어르신의 표정은 밝았다.

영등포구가 운영하는 이 구장은 파크골프 인기에 늘 예약이 꽉 찬다.

파크골프, 게이트볼 등 시니어층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5060 고객의 스포츠·레저 상품 주문 건수도 전년 대비 10%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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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게이트볼 시니어층 인기
40만~200만원대…상품구성 다양
“노인 1000만, 유통 소비자로 부상”
5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3동 주민센터 파크골프장’에서 어르신이 운동을 하고 있다. 박연수 기자

“여기도 장비 때문에 기가 죽어. 다 경쟁이야.”

5일 오후 3시께 찾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3동 주민센터 파크골프장에는 경쾌한 타구음이 가득했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어르신의 표정은 밝았다. 한 어르신은 ‘나이스’를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 파크골프장을 주로 찾는 골퍼 연령대는 6070세대다. 이들은 회춘하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력 5년차 임호(76) 씨는 “우리 세대에서 파크골프를 못 치면 왕따”라며 “시간이 가는지 모를 정도로 즐기고 있다”고 했다.

영등포구가 운영하는 이 구장은 파크골프 인기에 늘 예약이 꽉 찬다. 실제 4시가 되자 다음 시간대 예약자로 대기줄이 형성됐다. 영등포구는 최근 대림 1동에 4호점을 추가로 열었다. 구 관계자는 “파크골프장 예약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연내 7호점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도 2040년까지 파크골프장을 15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노인 인구 1000만 시대, 유통업체들이 파크골프와 게이트볼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력을 쥔 ‘액티브 시니어’ 세대의 대표 취미활동이 주목받으며 이른바 ‘장비빨’을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이날 구장을 찾은 문민수(70) 씨는 “60만원짜리 채랑 편한 신발이 필요해 ‘호카(HOKA)’를 구매했다”며 “별로 비싸지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경자(73) 씨도 “남들 가진 건 다 가져야 한다”며 “나이가 들어 돈 쓸 곳이 많지 않아 취미생활에 많이 쓰는 편”이라고 했다. 구장 관계자는 “중급 이상 되는 노인분들은 개인 채부터 복장까지 ‘풀세팅’을 하고 온다”며 “파크골프 붐이 엄청난 소비를 견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혼마골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파크골프 관련 클럽(채)을 매장에서 크게 다루지 않았는데 올해는 5개 종류를 판매하고 있다”며 “노인 고객부터 효도를 위한 자녀 고객까지 많이 찾는다”고 했다. 혼마골프는 현재 서울 강남구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5개 종류 클럽을 40만원에서 200만원 후반대까지 판매 중이다.

고연령층이 많이 사용하는 홈쇼핑 채널도 마찬가지다. 롯데홈쇼핑에서는 지난달 파크골프, 게이트볼 관련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파크골프, 게이트볼 등 시니어층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가 인기를 얻으면서 5060 고객의 스포츠·레저 상품 주문 건수도 전년 대비 10% 늘어났다. 현대홈쇼핑은 6월 제주도에서 파크골프대회를 열기도 했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노인 인구가 늘면서 관련 소비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경제력을 가진 어르신이 취미 활동에 더 많은 지출을 한다”고 했다. 이어 “유통업계도 노인 인구와 관련 산업에 맞춘 마케팅과 상품을 개발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박연수·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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