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으로… 美 소비자·기업 ‘부메랑’ 맞을 듯 [상호관세 시행]
美 싱크탱크 “각국 인플레 증가”
전문가 “수입품 가격 올라 부담 ↑”
美·中 무역합의 못 이뤄 혼란 지속
日, 당초 일괄관세 알려졌지만
기존에 ‘추가 15%’ 확인돼 비상
美, 특례 대상으로 EU만 명시
日 “합의 내용과 다르다” 반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효를 이틀 앞둔 5일 미국과 세계는 관세 정책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 경제전문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가 국가들의 대응 방식에 따라 미국 및 세계 경제성장률을 크게 낮추고, 다수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킨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실효 관세율이 반등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세가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에는 큰 도전이다. 미국에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던 영국(10%)을 제외하고 미국의 동맹이자 가장 큰 교역 파트너인 한국, 일본, 유럽연합(EU)은 모두 15%의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2009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전에도 한국은 주요 수출품인 완성차에 대해 2.5% 관세를 적용받았는데 앞으로는 15%를 내야 한다. 일본은 상호관세 세율이 ‘일괄 15%’라고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기존 관세에 ‘추가 15%’를 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정부가 공개한 상호관세 관련 행정명령에 ‘관세 부담 완화 특별 조처’ 대상이 EU에 한정된다고 명시됐다”고 보도했다. 부담 완화 특별 조처 대상이 아니라면 예를 들어 기존 4% 관세를 부과했던 제품은 여기에 15%를 더해 관세 19%가 적용된다. 일본 정부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관세 협상 타결 당시 들었던 것과 다른 내용이 (행정명령에) 포함됐다”며 이 문제를 따지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쯤 추가 발표를 예고한 품목별 관세도 초미의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전쟁 초기에 못 박아둔 철강, 구리, 알루미늄에 대한 품목별 관세(50%)는 각국과의 무역 합의에서 타협하지 않았다.

미국 내부에선 관세 정책이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는 시각이 강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한 스티븐 래트너 전 재무장관 보좌관은 전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뒤 전체 물가상승률은 조금씩 오르는데 그쳤지만 많은 수입품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관세는 지난 금요일(1일) 발표된 고용 성장 둔화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아직 중국과 무역 합의를 체결하지 못한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11일 관세 휴전 시한 종료를 앞두고 지난달 28~29일 고위급 협상을 열어 추가로 90일간 관세휴전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아직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나오지 않았다. 양국이 또다시 서로에게 100%가 넘는 고관세를 부과하면서 ‘치킨게임’을 벌이는 상황으로 되돌아간다면 세계 시장 혼란은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혼란을 더 키우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가까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기소를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브라질에 40% 별도 관세를 부과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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