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매미야, 지못미"
미국 동북부 숲에 4년 전 대규모 매미 떼가 출몰했다. 조지타운대학 등 3개 대학 연구진은 약 15년 주기로 창궐하는 매미의 자연생태계에 대한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를 2023년 10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수십억 마리의 매미가 몇 주간 창궐하자 숲 먹이사슬에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80여 종의 새가 평소 먹잇감인 각종 애벌레를 놔두고 식단을 매미로 바꿨다. 애벌레는 포식 압력이 줄어들자 개체 수가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애벌레의 먹이가 되는 활엽수 생장과 농작물 병충해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한 곤충을 보호하는 것이 숲 전체의 먹이사슬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외국인들이 도심 풀숲에서 매미 유충을 대량 채집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자체는 조례 미비로 이에 대한 대응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매미 유충은 주로 바싹하게 튀기거나, 마늘과 함께 볶거나, 조림으로 먹는다고 한다. 중국 저장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철 별미로 여겨진다. 국내에서 매미와 유충은 여름 한철 새와 다른 식충 동물의 필수적인 먹이 공급원이다. 산란을 위해 귀향하는 연어가 곰의 먹이가 되듯, 일정 기간 개체 수가 늘어나 생태계에서 '자원 펄스'(Resource pulse) 역할을 한다. 이런 매미를 둘러싼 먹이사슬에 균형이 깨지면 식충 동물이나 식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곤충이 죽어 분해되면 질소·탄소와 같은 토양 비료가 되는데, 이는 토양 미생물의 활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대량의 곤충과 유충이 제거되면 그 토양은 영양소 공급이 감소해 시간이 흐를수록 생태계 기능도 저하될 수 있다.
우리가 듣는 매미 울음소리는 번식 활동을 위해 2~3주 잠깐뿐이다. 그전 수년간 유충으로 땅속에서 나무뿌리 수액을 먹으며 성장한다. 수차례 탈피를 통해 성충이 돼야 흙 밖으로 나와 나무에 붙어 생활한다. 그런데 인간의 개입으로 그 성장 과정과 먹이사슬이 파괴되고 있다. 이 땅의 곤충도 지키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노라면 폭염에 더 열불이 난다.
[서찬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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