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돌 BIFF 변신, 관객 평가에 달렸다
참여 확대, 설렘·감동 주는 영화제로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가 선정됐다. 예년보다 이른 발표다. 개막작은 그동안 개막 한 달 전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공개됐다. 올해는 이보다 2주가량 더 서두른 셈이다. 예년과 달리 올해부터 경쟁 영화제로 전환한 게 그 배경이라고 한다. 역대 영화제에서 개막작과 폐막작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올해는 대상과 감독상 등 5개 부문 수상작에 눈이 갈 수밖에 없다. 수상 영화와 영화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려는 의도다. 서른 돌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의 큰 변화다.

내홍을 겪은 BIFF가 올해 집행부를 교체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맞는다. 정한석 집행위원장과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 체제다. 새 집행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변화가 경쟁상인 ‘부산 어워드’ 도입과 폐막작 선정 방식이다. 폐막작은 별도 초청작 없이 대상작을 상영한다. 월드 스타 이병헌 배우가 개막식 사회를 진행하는 것도 영화제에 무게감을 더했다. 역대 최초 남성 단독 사회다. 개막작에 거장 박찬욱 감독 작품을 상영하기로 한 것은 나름 의미 있는 결정이다. 이 작품은 오는 27일 열리는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수상 전망이 나온다. BIFF 개막작은 세계 최초 상영(월드 프리미어)이라는 관례가 깨졌다. 선정 기준의 중대한 변화다. 이것도 변신이라면 변신이다.
서른 살 BIFF 성공은 관객 평가에 달려 있다. 영화인과 관계자들만의 잔치에 그쳐선 안 된다. 부산 시민과 관객 참여가 관건이다. 자원봉사자와 ‘커뮤니티 BIFF’가 그래서 중요하다. 자원봉사자는 눈 앞에서 영화인들을 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온라인에서 면접 방법까지 나돌 정도다. 올해도 지원자가 몰렸다. 영화학도들에겐 꿈이나 마찬가지다. ‘리퀘스트 시네마’와 같은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게 바림직하다. 관객이 상영작 선정과 관객 소통까지 기획한다. 참여자가 프로그래머가 되는 셈이다. 시민과 관객이 수상작 선정에 일부 참여하는 방안도 도입할 만하다. 현재는 프로그래머 등 전문가가 수상작을 선정한다. 올해 절차가 확정돼 수정할 수 없다면 내년부터라도 참여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설렘과 감동이 BIFF 키워드다. 세계 최고 영화인을 가까이 만날 수 있다는 설렘이 관객을 부산으로 모이게 한 원동력이다. 가슴을 울리게 한 작품성도 영화제를 빛나게 하는 요소다. 이런 기본 위에 다양한 재미를 가미할 때 부산국제영화제는 한 단계 더 발전할 게 분명하다. 그것이 오늘의 BIFF를 있게 한 진정성이고 관객과 맞닿아야 할 부분이다. 아시아 정체성은 BIFF가 내건 깃발이다. 이를 상실한다면 BIFF는 ‘그렇고 그런’ 영화제에 머물 것이다. 서른 살 국내 최고 영화제 BIFF가 이제 세계 4대 영화제라는 평가를 받아야 할 때가 됐다. 한류가 세계 문화를 주도하는 마당에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도전해야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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