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 잠수사 사고‘ 일산화탄소 중독이 원인
최근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에서 발생한 잠수사 사고에서 감시 인력 배치 기준과 기본적인 비상 공기통, 통신 장비 지급 등의 안전 규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창원해경과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10시께 부산신항에서 선박 하부 세척작업을 하던 잠수부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당시 잠수부 사망에 공기 공급용 연결 호스의 꼬임이 원인으로 추정됐지만, 일산화탄소 중독이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다. 유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안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이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작업 당시 작업 현장에서 잠수사에게 공급되는 공기통의 흡입 호스가 일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압축기 배출구와 가까운 방향에 있었고, 여기에 유압장비에서 발생한 매연까지 흡입 호스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유족은 “현장 감식에서 장비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했을 때 3600ppm이 나왔다고 한다. 이는 10분 안에 의식을 잃고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사망한 잠수부 2명은 오전 9시께 사전 선체 조사를 위해 먼저 투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높은 일산화탄소 수치로 판단했을 때 사망에 이르기까지 10분여가 걸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를 인지한 것은 사고가 발생한 뒤 1시간 이상 지나서다. 잠수부에게 공기를 보내고 사고 위험을 확인해야 할 감시인은 잠수부들이 물 위로 올라오지 않자 뒤늦게 사고를 확인하고 잠수부를 끌어올린 뒤 오전 11시 31분께 119에 신고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표면공급식 잠수작업 시 조치 사항에 따르면 감시인 1명당 잠수작업자는 2명을 초과해선 안 된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는 3명의 작업자가 투입됐지만 감시인은 작업 관리자 1명뿐이었다.
유족 측은 업체가 잠수부에게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할 비상 공기통과 잠수사와 감시인 간의 통신 장비조차 없었던 것 또한 사고 원인으로 지적했다.
사망한 두 잠수부는 7년 이상 경력을 가진 베테랑들이다.
유족은 “작업 이전에 지급된 장비가 제대로 된 장비가 아니었다. 시한폭탄 같은 장비를 지급했다”며 “기본적인 장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바깥에서도 알 수 없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창원해경은 정확한 사고 원인과 업무상과실치사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원청인 KCC와 협력업체인 잠수업체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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