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별 격차 큰 남성 육아휴직
모처럼 반등하기 시작한 출생률에 육아휴직 확대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한 가정과 기업의 인식이 전환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육아휴직 급여를 받은 사람 가운데 36.4%가 남성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1.5배 급증한 수치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매년 남성의 육아휴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출산을 앞둔 경우 부부들 간에 육아휴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일반화된 것만 보아도 달라진 변화다.
여성의 육아휴직은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한 편견의 시선이 있었지만 점차 육아가 여성의 몫이란 인식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들은 가사 일은 물론 육아도 당연히 분담해야 할 일로 인식하고 있다. 여전히 여성이 육아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지만 가정 내에서 큰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양성평등 시대로의 변화와 인식의 전환이 가정과 사회에서도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육아휴직제도 지원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지난해 부부가 함께 육아휴직을 쓸 경우 통상임금 100% 지급 기간을 6개월로 늘린 '6+6 부모육아휴직제'로 개편하고 대상 자녀도 생후 18개월 이내로 확대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 물론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한 기업별 편차가 크다는 점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공무원이나 교사, 공기업, 대기업 근무자들의 경우 육아휴직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지만 기업의 규모와 임금 수준에 따라 사용 실태에 큰 차이가 있다.
대기업에 비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나 통상 임금 300만 원 이하인 경우 남성 육아휴직자 비중은 25.8%에 불과해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저임금 소규모 사업장에 근무하는 남성에게 육아휴직은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직장 내 분위기가 육아휴직에 부정적이지 않아도 경제적 이유로 쉽게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힘든 실정인 것이다. 게다가 일부 기업의 경우 육아휴직 복귀 후 불이익을 주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육아휴직 기간을 근속 연수에 포함시키면서도 승진 소요연수에 제외하는 사업장도 절반 가까이에 이르고 있다. 너무나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육아휴직 제도 확산을 위해 예산을 늘리고 인식 전환에 힘써도 현장에서 부정적이면 제도 확산은 물론 겨우 오르기 시작한 출생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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