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중국 축구, 아르헨티나 평가전 회피 논란으로 드러난 현주소

박효재 기자 2025. 7. 2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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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이호재가 슛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축구가 월드컵 챔피언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을 둘러싼 논란으로 참담한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한때 아시아 중위권 실력을 자랑했던 중국이 이제는 강팀과의 대결 자체를 꺼리는 수준까지 추락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 기자 가스톤 에둘이 지난 5월 “아르헨티나가 10월 중국에서 친선전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하면서 양국 간 평가전 추진설이 불거졌다. 중국 축구 팬들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속한 세계 최강팀의 중국 방문을 기대했다.

하지만 중국축구협회는 최근 이런 계획이 아예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협회 관계자는 “중국 대표팀의 현재 전력과 FIFA 랭킹을 고려할 때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은 흥행 수익을 올리는 것 외에는 대표팀 준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FIFA 랭킹 1위 아르헨티나와 94위 중국 사이의 격차는 93계단에 달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우승팀과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 일찌감치 탈락한 중국 사이의 현실적 전력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자국 축구협회의 결정에 대해 “대패 우려” 때문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쏟아냈다. 중국 매체 넷이즈는 “월드컵 챔피언과의 경기는 마치 초등학생이 대학 입시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고 자조적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강팀과의 경기에서 참담한 결과를 기록해왔다. 지난해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7로 완패했고, 올해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도 한국(0-3)과 일본(0-2)을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연패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국축구협회가 대안으로 제시한 상대들조차 실질적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협회는 “비슷한 전력을 가진 상대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지만, 현재 중국의 수준에서는 어떤 팀과 붙어도 의미 있는 경험을 쌓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직 차원의 위기도 겹쳤다. 월드컵 예선 탈락 후 감독을 해임한 뒤 아직 정식으로 후임자를 선임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형 평가전을 추진하기에는 내부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 협회 측 설명이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도 중국과의 경기는 2026년 월드컵 준비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넷이즈는 “아르헨티나 입장에서는 중국이 연습 상대로서 충분히 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논란은 중국 축구가 단순히 성적 부진을 넘어 국제 무대에서의 존재감 자체를 상실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아시아 축구의 한 축을 담당했던 중국이 이제는 강팀은 물론 비슷한 수준의 팀조차 찾기 어려운 막다른 상황에 내몰린 셈이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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