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저선량방사선으로 알츠하이머 치료 가능성 입증
치매 초기 환자 인지기능 저하 완화
“방사선, 에너지 넘어 의료 혁신 도구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저선량방사선을 활용한 알츠하이머병 임상 연구에서 치료 가능성을 확인하며 난치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번 연구는 방사선을 암 치료가 아닌 퇴행성 뇌질환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알츠하이머 관련 임상 중 세계 최대 규모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수원 방사선보건원은 강동경희대병원, 충북대병원, 서울시 보라매병원과 2021년부터 공동 연구를 수행했으며,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 36명을 대상으로 저선량방사선 치료를 적용한 후 12개월간 인지기능과 영상·혈액 지표 등을 정밀 추적 관찰했다.
기존 알츠하이머 임상연구는 환자 수가 5명 내외로 대조군 없이 진행된 데 반해, 이번 연구는 대조군과 치료군을 명확히 나누고 부작용과 효과를 비교했다는 점에서 의학적 신뢰도를 높였다.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 치매 약물만 복용한 대조군은 인지기능 저하가 계속됐으나, 저선량방사선 치료를 병행한 그룹에서는 부작용 없이 인지기능 저하가 완화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사용된 방사선은 일반 암 치료에 쓰이는 선량(2Gy)의 수십 분의 1에 해당하는 0.04Gy 또는 0.5Gy 수준으로, 선형가속기를 활용해 주 2회씩 3주간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수원 방사선보건원 이봉수 원장은 "이번 연구는 에너지 기업 한수원이 축적한 방사선 기술을 국민 건강과 복지에 환원한 대표적 사례"라며 "과학 기반의 공익적 연구를 지속 확대해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향후 국제 학술지 발표와 함께 장기 추적 확증 연구로 이어질 예정이다. 연구진은 저선량방사선의 장기간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다각도로 검증해 의료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수원은 이번 연구를 발판 삼아 알츠하이머 외에도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 난치성 신경질환에 대한 방사선 치료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방사선보건원은 이미 초파리 모델을 통해 알츠하이머 개선 효과를 입증한 데 이어, 다양한 동물실험과 인체영향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방사선은 단지 위험한 에너지원이 아니라 적정하게 사용하면 인체에 긍정적 작용을 할 수 있는 과학적 자원"이라며 "의료와 공공복지 분야에서 방사선 기술의 역할을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에너지 공기업이 보유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공익적 연구에 접목시킨 모범 사례로, 향후 국내 방사선의학 발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