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 '고졸 우선채용', 조례 있으나 마나
대구시, 2곳만 채용 기준 넘겨
경북도는 자료 확보조차 못해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고등학교 졸업자의 고용 촉진을 위해 소속·관련된 지방공기업에 고졸자 우선채용 비율을 권고하는 조례를 마련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법인 '교육의봄'은 정부 공공기관과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산하 지방공기업의 고졸 채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의봄'은 지난 5~6월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각 지자체 산하 지방공기업의 고졸 채용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15개 광역지자체가 고졸자 고용촉진 조례를 갖고 있었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은 조례에 명시된 우선채용 권고 비율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의 경우, 조례상 고졸자 우선채용 비율을 5%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대구시 산하 지방공기업의 전체 신규 채용 839명 중 고졸자는 36명(4.3%)에 그쳐 조례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관별로는 (재)대구테크노파크가 18.8%(3명), 대구의료원이 12.0%(12명)로 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인 8%를 넘긴 유일한 사례였다. 대구도시개발공사(6.7%)와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5.1%)은 고졸자를 일부 채용했지만, 정부 기준에 미달했다.
반면,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재)대구정책연구원, (재)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대구신용보증재단, (주)엑스코 등 5개 기관은 고졸자를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경북도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고졸자 우선채용 비율을 조례로 10%까지 권고하고 있지만, 2024년 고졸자 채용 관련 현황 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해 '자료 부존재'로 분류됐다.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조례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교육의봄' 관계자는 "대구는 조례에 담긴 고졸 채용 기준 자체가 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인 8%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조례를 현실에 맞게 개정하고, 경북처럼 실태조차 없는 곳은 즉각 조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고졸자 우선채용 조례 기준을 실제 달성한 지자체는 서울(14.1%), 전북(12.9%), 제주(10.0%) 등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대부분의 지자체는 기준을 지키지 못했거나 실적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중앙정부의 경우도 고졸 채용 실적은 미흡한 상황이다. 2024년 전체 정부 공공기관의 고졸자 채용은 2128명으로 전체 신규채용의 10.7%를 차지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이 비율이 8.3%로 줄었다. 2024년 일반 정규직 신규채용을 실시한 공공기관 334곳 중 254곳(76.1%)은 정부의 고졸 채용 기준 8%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이 중 211곳(63.2%)은 고졸자를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교육의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졸 채용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 중 고졸 채용에 대한 배점을 상향하고, 고졸 채용 기준을 초과 달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만점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각 지자체의 고졸 우선채용 비율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이를 산하 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구시처럼 고졸 채용 기준이 정부 기준에 못 미치는 지자체는 조례 자체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실효성 있는 조례 개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