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와 독자 사이…안효섭 “심장이 뛸 정도로 좋았다”[인터뷰]

“김독자가 아닌 유중혁으로 캐스팅됐다면? 아마 (출연 결정을)안했을 것 같아요. 독자처럼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뭐라도 하려고 하는 그 절박함에 끌렸거든요.”
지난 23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감독 김병우)의 주인공 김독자를 연기한 배우 안효섭은 극 중 극 세계관인 ‘멸망하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속 최강자 유중혁 역할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말한다. 대신 “독자를 만났을 때, 이걸 꼭 해야겠다고 느꼈다. 심장이 뛰었다”고 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크린 데뷔작을 내놓은 안효섭을 만났다.
“독자는 영화 데뷔작으로 꼭 하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그 전까지 제가 드라마에서 했던 캐릭터들이 능력도 좋고 특징이 뚜렷한 인물들이었거든요. 그런데 독자는 눈을 씻고 봐도 너무 평범하잖아요. 이 평범함을 과연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궁금했어요.”

학창시절에 주목받지 못하고 작게 움츠려있었던 소년 김독자는 여전히 침대와 책상을 놓으면 끝나는 작은 방을 가진 20대 청년으로 성장한다. 적당한 성적으로 적당한 대학을 나와 한 회사에 비정규직으로 취업한다. 안효섭의 말마따나 ‘빛나는’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사람이 가득한 출근길 지하철에서 가방을 앞으로 메고, 건물에서 나갈 때는 뒤따라 오는 사람들을 위해 멈춰서 문을 잡아줄 수 있는 인성을 갖춘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독자이기 때문에 갑자기 퇴근길 서울 지하철 3호선이 멈추고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떨어져도 다른사람들과 함께 ‘연대’를 이루며 상황을 하나씩 헤쳐나가는 서사가 설득된다.
“기본적으로 ‘전독시’는 로드무비거든요. 촬영도 모든 장면을 일어난 순서대로 찍었어요. 저도 어느 순간부터 과몰입이 되어서 ‘이 멸망하는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잠 자면서도 느끼고 있더라고요. 정신적으로 힘들 정도였죠.”
다만 각색을 거치며 원작과 달라진 영화 속 몇몇 장면들을 두고 일부 원작 소설의 팬들은 비판적인 관람평을 남기기도 한다. 안효섭은 이에 대해 “원작 소설 속 방대한 세계관을 두 시간 여 영화로 만들다보니 아쉬움이 있을 것이라 이해한다”며 “선택과 집중으로 저희 영화의 방향성을 정한데 대해 책임을 질 것이지만, 보다 컴팩트하고 완벽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데뷔 10년차를 맞이한 안효섭에게 이번 여름은 유난히 뜨겁다. ‘전독시’의 개봉도 있지만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악령아이돌 ‘사자보이즈’의 리더 진우로 전세계를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효섭은 한때 아이돌 데뷔를 꿈꿨던 연습생이었다. 그는 “먼저 아이돌로 데뷔해서 배우로 넓히려는 그런 야망, 순진한 착각을 했었다”고 웃으며 고백했다.
“실제 아이돌이 사자보이즈의 ‘소다팝’을 따라 추는걸 보고 ‘이게 무슨 일이지?’ 싶더라고요. 정말 즐겁게 작업한 참여자로서, 결과물을 재밌게 소비한 한 명의 ‘케데헌’ 팬으로서 이 현상들을 보는 게 참 재밌어요.”
그렇다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실사화되면 안효섭이 연기하면 어떨까. 벌써부터 실사화를 바라는 팬들의 열망이 크다. 진정한 ‘만찢남’이 될 생각이 없느냔 질문이 뒤따랐다.
“원작 팬의 마음이 이런건가요?(웃음)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정말 재밌게 본 시청자로서, 이걸 통해서 더 얻어가고 싶거나 욕심 부리고 싶은 건 없어요. 이미 많은 선물을 받은 것 같거든요. 케데헌은 아니지만, 더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보려고 해요. 지금까지 화분에 물을 주었다면, 이젠 무럭무럭 자라날 시간이에요.”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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