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 일방적 구애는 성희롱·괴롭힘… 해고 정당 판결

허종호 기자 2025. 7. 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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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연합뉴스

직장 동료에게 일방적으로 구애를 하는 행위는 성희롱과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지난 17일 A기업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 소송(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에서 원고의 승소를 판결했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거나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B씨와 피해자는 A기업에서 함께 일하는 선·후배 사이였다. B씨는 피해자에게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선물을 주거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하는 등의 행위를 반복했다. 피해자는 그러나 식사 제안을 두 차례 모두 거절했고, 카카오톡 선물 등에 대해 답장도 하지 않았다. 2020년 5월 이후부터는 명시적으로 거절 의사를 표현했다.

피해자는 특히 2021년 3월엔 B씨로부터 받은 선물이 담긴 쇼핑백을 사무실에 두고 “주인 찾아가세요. 마지막 경고입니다”라고 메모를 남겼다. B씨는 이를 회수하며 다른 동료에게 “싸워서 풀어주려고 그랬다”라고 해명해 B씨와 피해자가 사귄다는 소문을 돌게 만들었다.

B씨의 일방적 구애가 지속하자 피해자는 회사에 고충처리 신고를 진행했다. 피해자는 “몇 년이 지나는 동안 점점 더 격한 반응을 보이는 B씨가 어떤 행동을 할지 불안하다”며 “강력한 처벌을 바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은 애초 위반 취업규칙 조항으로 명시된 직장 내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회사(상사)의 정당한 지시 불응, 직원에게 폭행·협박으로 직장규율을 해친 행위 등 4개 사유 중 ‘직장 내 성희롱’만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원은 B씨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일방적 애정표현을 반복한 것은 직장 내 성희롱뿐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도 행한 것으로 징계 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수년에 걸쳐 피해자의 거절과 경고가 수차례 명시적으로 이루어졌는데도 비슷한 방법으로 계속 반복되었다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다”며 “통상적인 친밀감 표시를 현저히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또 “피해자는 수년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오며 고충신고를 하기에 이르렀다”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한편 직장 내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더는 B씨와의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본 회사의 판단은 합리적이다”라고 덧붙였다.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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