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탈북 청년 독일서 통일 찾다

KBS 2025. 7. 26.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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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쟁과 분단, 이념 대립이라는 역사의 아픔까지, 과거의 독일은 우리 한반도의 지금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곳을 탐방하며 미래를 고민한 우리 청년들이 있습니다.

분단을 몸으로 겪은 한 탈북민은 통일의 현장에서 공존의 미래를 그렸습니다.

네, 또 통일의 순간을 보도한 기자,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화합을 이뤄 나간 현지인들을 만나는 시간도 가졌다고 합니다.

독일의 역사 속에서 통일의 의미를 되새긴 이들의 여정, 정미정 리포터가 전합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한여름 유럽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하루 전 한국에 도착했다는 26살의 탈북민 철주 씨를 만나러 갑니다.

["(안 피곤하세요?) 지금 비몽사몽한데... 너무 피곤한데 그래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여행의 설렘이 담긴 소소한 기념품과 선물들이 한가득 펼쳐졌는데요.

[박철주/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탈북민 : "(어떠셨어요?) 독일 너무 좋습니다. 날씨도 너무 좋고요. 그리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고..."]

10년 전에 대한민국에 온 철주 씨에게 이번 유럽 방문은 특별한 인상을 남겼다고 합니다.

[박철주/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탈북민 : "우리나라도 통일이 빨리 돼서 전 세계 관광객이 와서 한반도의 기억의 공간들을 방문하면서 이런 걸 느꼈으면 좋겠는 거예요."]

탐방단은 8박 10일간 독일과 폴란드를 직접 다녀오며 통일의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는데요.

직접 만나고 경험하고 배우면서 과연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왔을까요?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이 기획한 '2025 글로벌 통일체험'은 지난 7월 13일 시작됐습니다.

[최용석/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 기획연수부장 : "여러분 각자의 임무를 잘 마치고 돌아오시기를 바랍니다."]

여러 질문과 기대를 안고 유럽으로 향한 스무 명의 탐방단.

[이재환/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 : "통일을 경험한 나라에 있는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런 분들과 대화를 통해 영감을 많이 얻고 싶고..."]

이들은 4천2백 여명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고 하는데요.

탈북민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청년들이 함께했습니다.

[강희찬/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 사무관 : "남북한 평화의 필요성을 몸소 느끼고 SNS를 통해서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

긴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첫 방문지는 독일의 수도, 베를린.

분단과 통일을 상징하는 장소들을 차례로 둘러보았습니다.

[이진/독일 정치+문화연구소장 : "분단이라는 익숙해진 상황에 대해서 고민할수록 더 좋은 통일, 통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베를린에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791년, 개선문으로 세워진 브란덴부르크 문은 냉전 시기, 동서 베를린의 경계가 되었던 곳입니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다음 해 10월 3일, 동서독 통일이 이뤄지던 날.

문 앞은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통일 독일 초대 대통령 : "우리는 신과 인간 앞에서 통합된 유럽 안에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려 합니다."]

베를린 장벽의 일부와 희생자 추모 공간이 조성된 기념관에선 독일의 오늘을 가능케 한 시민들의 열망과 희생이 무겁게 전해집니다.

[최경서/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 : "분단의 고통과 설움이 서려있는 공간임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베를린에 이어 단원들은, 마을 전체가 국경박물관으로 조성된 뫼들라로이트를 방문했습니다.

한때 장벽을 사이에 두고 둘로 나뉘었던 마을.

그 모습은, 한반도와도 닮아있었는데요.

[김두승/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 : "동독과 서독의 거리가 좁다고 느껴졌고, 한반도의 DMZ가 생각이 나고..."]

틈틈이 뜻깊은 만남도 성사됐습니다.

베를린자유대학교의 베르너 페니히 교수에게서 독일 통일의 구체적인 과정과 배경을 깊이 있게 배웠고, 당시 현장을 보도했던 셰프케 기자의 이야기는 진한 울림을 남겼습니다.

[지그베르트 셰프케/MDR(중부독일방송) 기자 :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하나 있습니다. 이건 단지 여러분만이 아니라, 모든 한국인들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통일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마세요. 인내심을 갖고, 끈질기게 기다리세요."]

폴란드로 이동해서는 역사 교육과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요.

나치에 의해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폴란드의 민주화 과정을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비록 국적은 달랐지만, 평화와 통일이란 가치는 모두에게 공통된 언어라는 걸 알게 된 시간이었는데요.

[장태건/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 : "어떤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화합에 이르렀는지를 보고 나니, 사실은 정답을 찾았다기보다는 계속 좋은 질문들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광복 80주년을 맞아 시작된 남북한 출신 청년들의 특별한 여정.

이들은 탐방을 통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과연 이들에게 통일은 어떤 의미일까요?

남과 북의 삶을 모두 경험한 청년 철주 씨에게 이번 경험은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됐습니다.

[박철주/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 : "이 분단을 어떻게 관리하고 또 통일로 나아갈지를 고민하는 그런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던 철주 씨는 진로를 바꿔 지금은 간호학을 전공 중인데요.

그 선택의 이유가 좀 더 분명해졌다고 말합니다.

[박철주/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 : "(지금 현재 전공이 간호학이라고 들었는데, 왜 간호학과를 선택하게 된 거예요?) 통일이 된 이후에 가장 먼저 북한에 들어갈 수 있는 게 교육과 보건 의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고. 북한을 경험한 제가 그런 부분에서 좀 앞으로 할 일들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다른 청년의 이야기도 들어보았습니다.

대학원에서 국제협력을 연구 중인 경서 씨에게 이번 경험은 특히나 남다르게 다가왔다고 합니다.

[김경서/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 : "직접 현장에 가서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그런 장소들을 보니까 좀 실감이 됐던 것 같아요."]

글로벌 통일체험은, 단순한 해외 탐방을 넘어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청년들이 하나로 어울린 시간이기도 했는데요.

[김경서/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 : "북한 출신 청년들과 교류하면서 그전에는 몰랐던 북한의 진짜 이야기들을 알 수 있었고 더 깊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그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경서 씨의 노트북에 차곡차곡 저장된 기록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직접 영상을 만들어볼 계획입니다.

["독일의 상황과 한반도의 상황을 모두 청년의 시선으로 담을 계획입니다."]

참가자들은 '통일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숏폼 영상과 SNS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데요.

그 영상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학교에서 통일에 대해 배운 적이 있나요?) 여기서도 통일에 대해 배우는 건 정말 중요하거든요. 이 나라도 과거에 공산주의 국가들과 민주주의 국가로 나뉘어 있었어요. 한국처럼요."]

경서 씨는 통일이 어느 날 이루어지는 기적이 아닌,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과정임을 느꼈다는데요.

[김경서/2025 글로벌 통일체험단 : "교류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한반도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반도가 통일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교류와 소통이 가장 중요하구나를 느꼈습니다."]

2025년 여름, 독일에서 통일의 순간을 가슴에 담은 청년들.

이들이 걸어가는 길의 끝엔 언젠가 하나 되는 내일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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