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은] 기후 위기로 ‘물 관리’ 숙제됐는데… 도마 위 오른 ‘4대강 재자연화’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최근 세종시 금강 수계의 세종보 현장에서 환경단체와 만나 4대강 재자연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4대강 사업의 효과와 향후 정책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24일 “강은 흘러야 한다”라면서 “과거의 논쟁을 넘어 실질적인 재자연화를 추진하겠다”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했던 4대강 재자연화를 환경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재자연화는 4대강 사업 당시 설치된 보를 해체하거나 개방해 강의 흐름과 자연성을 회복하려는 정책을 말한다. 생태계 복원과 수질 개선이 목적이지만, 홍수·가뭄 등 기후위기 대응과의 균형을 놓고 논쟁이 이어진다.
올해 여름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는 재자연화 논의에 새로운 쟁점이 됐다. 4대강 본류와 물그릇을 키운 대전 등 정비된 지역은 큰 피해가 없었던 반면, 지류·지천 등 비정비 구간에선 수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 변화로 한반도의 봄·가을 가뭄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효과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해선 물그릇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급변하는 기후환경 속에서 재자연화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사대강이 기후변화 대응에 큰 효과가 없다는 반대 의견이 부딪힌다.
◇ 전문가 “가뭄 때 ‘보’, 물 그릇 역할… 해체 신중해야"
먼저 전문가들은 가뭄기 보의 역할을 강조하며, 보를 해체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고 제언했다.
유철상 한국수자원학회장(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은 “보는 홍수기보다는 가뭄기에 활용 가치가 더 크다”면서 “보를 무작정 해체할 경우 홍수 대응력이 떨어지고, 가뭄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현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 중 준설은 물그릇을 키워 홍수 예방에 효과가 있다”면서 “지류·지천도 제방을 정비해 홍수를 막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보에 대해서는 “홍수 예방 효과는 한계가 있지만, 이미 설치가 완료된 구조물을 철거해야만 문제 해결이 되는지는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수질 개선 목적이라면, 보 해체보다 오염원 제거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정일 국가재난안전교육원 교수도 “일괄적으로 재자연화를 하기 보기보다는, 지역별 특성이나 환경문제,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충분히 논의한 후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 환경부 “물 흐름 막는 ‘보’, 오히려 홍수 피해 키운다”
사대강 사업이 기후위기 대응에 큰 효과가 없었다며, 재자연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백경오 한경대 토목안전환경공학과 교수는 “사대강 사업 전에도 사대강 지역은 정비가 잘 돼있어 홍수 피해가 없었다”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해 제방이나 내수 배제 시스템을 정비하는 건 중요하고, 이는 사대강 이슈와는 별개”라고 했다.
백 교수는 “댐은 물그릇이 크지만, 사대강의 보는 규모가 작아 물그릇 역할도 못하고 있다. 현재도 대부분 완전 개방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라면서 “과거 환경부 및 감사원 보고서에서도 4대강 사업이 기후 위기 대응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도 현재 4대강의 구조물이 기후위기 대응 수단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홍수기에는 보가 빠른 유속을 막아 오히려 수위를 높여 홍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라면서 “가뭄 시 보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수질 악화 우려 때문에 실제로 활용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다각적으로 평가한 뒤 정책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도 25일 기자를 만나 “4대강의 보를 해체할 지, 계속 열어둘 지 입장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4대강 사업을 한 곳만 홍수 피해가 적다는 주장은 이념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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