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여성끼리 캠핑-등산… ‘아날로그적 연결’ 실험
야외 활동하며 ‘모험 공동체’ 결성
◇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김하늬 김지영 윤명해 지음/295쪽·1만8500원·해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친구 김지영, 윤명해 씨와 함께 자연 속으로 떠날 동료를 찾기 시작했다. 예상외로 많은 여성들이 모험을 갈망한다는 사실을 안 뒤, 세 친구는 2021년 ‘우먼스베이스캠프(WBC)’를 설립했다.
최근 무엇인가를 배우고, 자연을 경험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일이 상당 부분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경험은 점점 더 낯설고 얻기 어려운 게 돼 간다. 역사적으로 바깥 활동에 제약이 많았던 여성들에겐 더욱 진입장벽이 높다. 이들이 야외 활동을 하는 ‘모험 공동체’를 결성한 이유다.
‘들판에 텐트 치는 여자들’은 세 명의 저자가 번갈아 가며 WBC를 운영하면서 겪은 고민과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진솔하게 전한다. 그들은 “사회에서 정해진 길이 아닌, 내가 진짜 원하는 길”을 걷는다. 불안과 두려움을 자연 앞에서 함께 나눴던 순간, 변화무쌍한 날씨로 원했던 설산을 보지 못했더라도 완벽한 경치보다 서로의 긍정적인 태도가 더욱 오래 기억에 남았던 경험 등을 털어놓는다.
산에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걷는 ‘하중 훈련’에 대한 생각도 흥미롭다. 헬스클럽에서 정확한 무게를 확인하며 하는 운동과 달리 수치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언제든 필요한 만큼 자연을 누빌 수 있게 해주는 진짜 힘이 몸 곳곳에 쌓인다”고 한다. 힘들여 능선을 오르고 정상에 도착하면 몸 안의 힘이 자연에서 자신을 먹이고 재우며 생활하는 에너지가 된다는 것을 배운다.
책 마지막 부분에선 처음엔 2030 여성들이 중심이 됐던 모임이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며 확장된 과정을 담았다. ‘엄마가 돼도 모험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아이들을 데려오는 캠핑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10대 여고생이 친구를 데려오거나, 딸이 나이 든 어머니의 손을 잡고 함께 마이산 아래의 마을로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저자들은 마음에 커다란 울림을 느꼈다고 한다. 그 울림이 읽는 이에게도 전해져 온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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