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이 경마장을 질주한다?’… 경주마 작명의 숨겨진 비밀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5. 7. 2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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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경주마 이름 비하인드 소개
주로 마주가 작명, 엄격한 심사 거쳐
광고 선전 연상케 하는 이름 사용 불가
한글 2~6자, 외국산은 8글자까지 허용
지난해 4월 27일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한 경주에서 에펠탑(오른쪽 둘째)이 경주로를 달리고 있다. 한국마사회
최근 렛츠런파크 서울의 경주마 출전표를 들여다보면, 문득 시선을 멈추게 하는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에펠탑’이다. 이름만 들어도 프랑스의 상징이자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유명한 건축물이 떠오른다. 하지만 ‘에펠탑’이라는 이름을 가진 경주마가 실제로 경주로를 질주한다.

경주마 ‘에펠탑’은 단순히 크기만으로 주목받는 말이 아니다. 약 500kg에 달하는 체중과 사람보다 큰 덩치, 탄탄한 근육에 더해 데뷔 당시 몸값의 24배에 달하는 상금을 벌어들인 실력까지 갖췄다. 이름값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진정한 명품 경주마다.

경주마는 단 2분 남짓의 경주에서 관중들의 시선을 끌고, 팬들에게 그 이름을 각인시킨다. 은퇴 후에도 기록과 기억 속에 남는 건 결국 ‘이름’이다. 그렇다면, 경주마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질까? 한국마사회는 24일 경주마의 이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해 흥미를 끌었다.

경주마의 이름은 단순한 말장난에 그치지 않는다. 이름 속에 마주의 철학, 마케팅 감각뿐만 아니라 경주의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담겨있다. 사람은 출생 후 한 달 안에 이름을 정하지만, 경주마는 조금 다르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생후 1년까지는 혈통의 이름을 따 ‘OOO의 자마’로 불리다 그 후에 고유한 이름을 가질 자격이 생긴다. ‘마명’(경주마의 이름)은 주로 마주(馬主)가 정한다. 그러나 ‘마명등록규정’에 따라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사람 이름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경주마 에펠탑이 지난해 4월 27일 열린 한 경주에서 경주로를 달리고 있다. 한국마사회
경주마 이름에는 여러가지 제한이 있다. 유명 인사나 정치인 등 널리 알려진 공인의 이름(별호 포함)은 물론, 회사명, 상품명 등 영리를 위한 광고 선전을 의미하거나 공공질서·미풍양속에 반하는 마필 이름은 사용할 수 없다. 실제로 이러한 기준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프레지던트 트럼프(President Trump)’라는 이름을 가진 경주마가 반복적인 행동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정치적 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 기관이 직접 마명을 변경을 요청한 적이 있다.

글자 수 제한도 존재한다. 한글은 두 글자에서 여섯 글자까지 인정되며, 외국산 마필의 경우 한글로 여덟 글자까지 허용된다. 과거 2002·2003년 마주협회장배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이름을 알린 외국산 마필 ‘부움’이 있다. 이 말은 원래 ‘BOOM’의 마명으로 수입되었지만, 한글 표기 시 한 글자 마명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 때문에 ‘붐’이 아닌 ‘부움’으로 등록됐다.

사람 이름에는 동명이인(同名異人)이 흔히 존재하지만, 경주마의 세계에서는 같은 이름이 존재하기 어렵다. 이미 부여된 마명 또는 유명한 마명과 같거나 혼동의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또한, 씨암말은 사망 또는 용도종료 후 10년간, 씨수말은 15년간 동일 이름이 제한된다. 또 경주마의 이름은 원칙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하다. 이름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면 첫 경주에 출주하기 전에 단 한번만 변경이 허용되지만 이마저도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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