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놓치고 있는 것 [데스크 시각]

박형주 기자 2025. 7.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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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주(남도일보 지역사회부장)
박형주 남도일보 지역사회부장

지난 6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에서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미팅을 열었다. 이 자리는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 김산 무안군수 등이 참석해 광주 민간·군 공항 무안 통합 이전에 대한 지역 간 갈등과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

김 군수는 이 자리에서 광주시에 대한 무안군민의 불신이 지금까지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짚었다. "2018년 당시 이용섭 광주시장이 조건 없이 무안공항으로 민간공항을 이전하기로 했으나, 같은 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이 같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주도의 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 주도의 '광주 군 공항 이전 6자 TF(무안군·광주시·전남도·국방부·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를 꾸려 직접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물꼬를 텄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김 군수는 타운홀미팅 때는 말하지 않았던 용어를 꺼내 대통령실에 전달했다. 김 군수는 지난 3일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을 만나 군공항 이전을 '공모' 방식으로 할 것을 건의했다. 사실상 모든 논의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뜻으로 군공항은 무안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 군수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타운홀미팅 이후 지역으로 돌아가 강경한 반대 인사들을 만나고서 이른바 '현타(현실 자각 타임)'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런데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무안군민들이 간과하고 있는 상황 변화가 하나 있다. 바로 광주시의 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부동산 가치 하락이다. 광주는 지난 1986년 직할시 승격 이후 2년 뒤 당시 송정시와 광산군을 편입해 광산구를 설치했다. 당시 도시 외곽 변두리에 그쳤던 광산구는 광주로 유입되는 인구를 첨단과 수완 등 신도시들로 받아들여 현재는 약 38만여 명이다. 광주 5개구 중 인구가 북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역으로 성장했다.

광산구의 성장은 광주 변두리에 있던 광주공항을 도시 한 가운데로 자리하게 했고, 급기야 도시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기게 했다.

그런데 그 광주시 인구가 지난 2014년 147만5천명을 정점으로 찍은 뒤 하락해 지난 5월 결국 140만 명 선이 붕괴됐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고 우리나라 전체 인구마저 감소하는 상황에서 광주시가 과거처럼 도시가 부풀어 오를 가능성은 가까운 미래 안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광주공항을 설사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 하더라도 남은 부지는 도심 속 개발지로서 매력은 많이 잃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이후 국제선이 끊긴 뒤 광주공항 국제선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KBS의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무려 82%에 달했다. 여기에는 광주·전남 지역민이 한 목소리였고, 무안 주민들마저도 71%가 찬성했다.

광주공항은 국제선을 무안공항에 내주기 전인 2000년대 초반 전국 지방공항 가운데 이용객 및 운항편수가 전국 3위에 달했다. 연간 최대 200만 명 이상의 여객과 1만6천여 편의 항공기 운항이 이뤄졌다. 김포(서울), 제주, 부산 등 국내 주요 도시와 더불어 중국, 일본, 동남아까지 국제선을 운항하는 그야말로 서남권 중심공항이었다. 당시 전국 3위 위치는 김포, 제주 다음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상당했다.

광주시는 쇠락해가고 여론은 광주공항의 존치에 우호적이어서 국제선 회복 요구를 높여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관련 규정상 무안공항이 위치한 전남도의 승인이 있어야 광주공항 국제선 취항이 가능하지만, 여행업계와 시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한다면 불가능하지도 않다. 광주가 쇠퇴하면 공항 이전이 시민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질 수 있다.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무안공항보다 도심공항을 선호하고 국제선 취항 등 도리어 활성화 요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도심 속 김포공항을 대체해 인천공항이 생겼으나, 서울시는 김포공항 주변 활성화를 위해 도시재생 혁신지구로 지정하고 2030년까지 첨단산업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은 경쟁관계에 놓일 수도 있다. 이것이 진정 무안군민들이 바라는 무안공항의 미래인가? 아니라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가? 무안지역 현인들의 진지한 답변을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