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에너지정책 대혼선, 시급히 보완해야
폭염과 열대야로 국민들은 전기요금 폭탄을 걱정하며 에어컨조차 마음껏 켜지 못하고 있다. 이런데도 원전 9기에 해당하는 8.9GW 전기가 송전망 부족으로 버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량이 태양광발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경북과 대구는 송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가 계통에 연결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에너지 저장장치(ESS) 확충 사업을 진도, 고흥, 무안, 영광 등 전남 지역에만 집중 투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송전망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특정 지역 위주로 편중된 투자를 지속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국가 전력망 운영의 형평성을 훼손하는 조치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에너지믹스 정책은 '탈탄소'와 '재생에너지 확대', 원전 활용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정책 혼선이 심각하다. 재생에너지가 무분별하게 확대되고 있지만 송전·배전망 확충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에너지 공급 조절을 위한 ESS 투자는 지역 불균형이 심하다. 이대로라면 중복 투자와 전력 자원의 낭비가 불가피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 뻔하다.
더 큰 문제는 정책의 방향성마저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재명 정부는 원전 2기 신규 건설과 기존 원전의 계속 운전을 인정하는 동시에 RE100·루프톱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양쪽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려다 보니 전력망 운영의 효율화나 현실적 수급 조절이 되지않아 '대혼선'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 단위의 에너지 배분 효율화와 송전망 확충이 시급하다. 이미 생산된 전기를 활용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설비만 늘리는 것은 국가적 낭비이자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엉터리 정책'이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전력망 확충과 에너지 자원 배분의 국가적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경북 동해안 해저 전력망 구축 등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할 대규모 인프라 계획에 속도를 내야 한다. 국민이 체감하는 전력 수급 안정이야말로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목표다. 이재명 정부는 이념이 아니라 현실과 과학에 기초한 에너지믹스 정책 보완에 즉각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