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치료제가 마약 입문 약물?… 의학계 “왜곡된 정보” 강력 반박
전문가들 “과학적 근거 없어…오해·낙인으로 치료 중단 우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가 마약 입문 경로가 될 수 있다는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발언을 두고 관련 의학 단체들이 “왜곡된 정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24일 성명을 통해 “ADHD 치료제는 ‘마약’이 아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수단”이라며 “정당한 치료를 ‘마약 복용’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과학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며, 치료받는 아동과 그 가족에게 심각한 낙인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 전 지사는 마약예방치유단체 대표 자격으로 지난 16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마약사범으로 적발된 연예인이 “ADHD 약에 중독돼 도수가 올라가 결국 필로폰까지 사용하게 됐다”는 사례를 전하며, “부모가 ADHD 약을 권하는 것은 마약을 권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치료 목적의 ADHD 약물 사용은 중독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오히려 치료를 적절히 받는 것이 향후 약물 남용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ADHD 치료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반복될수록 부모와 환자는 치료를 망설이게 되고, 이는 정서·학업·사회적 기능 회복의 기회를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회적 인식은 반드시 과학적 근거 위에 형성돼야 한다”고 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도 남 전 지사의 발언 직후 성명을 내고 “ADHD 치료제가 ‘마약의 입문 약물’이라는 주장은 다수의 장기 연구 결과와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의사회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진이 ADHD 아동 2500명 이상을 수년간 추적한 결과, 치료제 복용 여부와 향후 알코올·니코틴·마리화나·코카인 등의 사용 위험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를 인용했다.
이어 “위험의 본질은 약물이 아니라 ‘치료받지 않은 ADHD’ 자체”라며 “치료에 대한 오해와 낙인은 환자들이 치료를 회피하거나 중단하게 만들며, 이는 ADHD를 가진 이들의 삶의 질과 건강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ADHD는 주의력 부족, 산만함, 충동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대표적인 신경발달장애로, 국내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ADHD 진단을 받은 환자는 2020년 7만8958명에서 지난해 25만6922명으로 약 3.3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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