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증금 받으러 갔더니 "난 명의만"…'바지 임대인' 내세워 전세사기
보증금 반환할 길 막히면 '개인 파산' 신청
[앵커]
지난 2년 동안 전세 사기를 당했다고 신고한 피해자 수는 45000명이 넘습니다. 피해자들은 제대로 구제받지 못하고 있는데 그 사이 범죄 수법은 진화하고 있습니다. 건설 노동자를 '바지 임대인'으로 내세워놓고 보증금 돌려달라고 하면 파산 신청을 해버리는 식입니다.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30살 이 청년은 보증금 7천 만 원, 반전셋집에 살았습니다.
[A씨/전세사기 의심 건물 세입자 : 역이랑 가깝고, 평지고.]
누군가에겐 작은 돈이지만 지난 몇 년 모은 전 재산이었습니다.
지난해 6월 임대인이 파산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보증금을 못 돌려준다고 했습니다.
악몽이었습니다.
이 건물엔 이런 청년들이 17명 있습니다.
대부분 전세금 1억 4~5천만원에 집을 구했습니다.
[B씨/전세사기 의심 건물 세입자 : 누구한테는 그 돈이 허영심을 채울 수 있는 돈인데, (누군가에겐) 대출받아서 평생 갚아야 하는 돈이고…]
임대인을 찾아갔더니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송씨/임대인 : 행정적인 거는 저는 몰라요. 현장에만 아침 일찍 나가서 현장 마무리하고…]
건물주이자 임대인인 줄 알았던 이 인물.
이 건물을 지을 때 현장 노동자였을 뿐, 진짜 주인은 따로 있다고 했습니다.
[송씨/임대인 : 명의는 제 명의지만 저도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거예요.]
건물은 건설사가 실소유하고 있고 보증금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세입자 : 저희에게 받아간 돈은 다 어디로 갔냐는 거예요.]
[송씨/임대인 : 그거는 회사에서 이제 어떻게 썼겠죠.]
[C씨/전세사기 의심 건물 세입자 : 이렇게 돼버린 이상 나는 파산을 할 거니까 그냥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나한테 연락하지 마라…]
문제의 건설회사, 지난 2018년부터 5년 동안 서울 동작구 등에서 수십 채 건물을 지어 올렸습니다.
대출을 받아 건물을 올린 뒤 세입자 보증금으로 또 다른 세입자 보증금을 갚아 온 걸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일부 건물 명의를 회사 임직원 앞으로 돌려뒀는데 보증금을 반환할 길이 막히자 개인 파산을 해버린 겁니다.
[이희우/변호사 : 누가 도대체 민사적 책임자인지 일단 혼란을 주는 거죠. 파산하면 100% 탕감이거든요. 파산까지도 심지어 법무법인을 통해 진행하는데 다 프로들이 붙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건설사가 직원을 '바지 소유주'로 내세운 신종 수법입니다.
이런 건물은 서울 동작구에만 네 채, 보증금은 최소 70억원입니다.
피해 규모는 어디까지 번질지 알 수 없습니다.
[VJ 허재훈 영상편집 원동주 영상디자인 신재훈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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