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에 성폭행 당한 단역 여배우, 사망한 이유=경찰이었나 충격(스모킹건)

서유나 2025. 7. 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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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스모킹 건’ 캡처
KBS 2TV ‘스모킹 건’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단역배우 고(故) 양소라 씨의 어머니가 경찰의 2차 가해가 딸을 죽음으로 몰고갔다고 주장했다.

7월 22일 방송된 KBS 2TV '스모킹 건'에서는 '단역 배우 자매 사건'의 피해자 어머니 장연록 씨가 직접 출연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2009년 8월 28일 양소라 씨는 아파트 18층에서 투신해 세상을 떠났다. 이 일의 시작은 2004년 양소라 씨가 연예인을 꿈꾸던 동생 고 양소정 씨를 따라서 드라마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로 돌아갔다.

당시 양소라 씨는 보조 출연자들을 관리 감독했던 4명의 반장 등 드라마 관계자로부터 은밀하게 반복적으로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는 무려 12명에 달했다. 양소라 씨는 3개월 동안 12명에게 40차례 강간·강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관련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길 바랐고 조사는 1년 반 넘게 지속됐다.

하지만 진실은 밝혀지지 못했다.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게 힘들었던 양소라 씨의 고소 취하로 조사 약 1년 만에 사건이 종결된 것. 이후 3년이 지난 2009년 8월 28일 양소라 씨는 사망했다.

어머니 장연록 씨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모두가 세상을 떠나는 건 아니지 않냐. 제 딸을 죽인 건 경찰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장연록 씨는 "처음 경찰서에 찾아갈 때 소라가 쓴 메모지하고 녹음 테이프를 한 보따리 싸서 갔다. 그런데 경찰이 '이게 사건이 된다고 생각하냐. 성인이니까 안 된다. 전에 슈퍼마켓 아가씨도 성폭행당했다고 했는데 내가 설득해서 지금 잘 살고 있다'며 소라에게는 '다 잊어버리고 사회에 나가 적응해야지'라고 했다. 진정서를 넣어 담당 수사관이 바뀌긴 했지만 (바뀐) 경찰이 그러더라. '피고소인이 가슴을 움켜잡았을 때 가만있었어요?', '처음 강간 당했다면 모텔방엥서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끌려가지 않게 해야 하고 경찰에다가 신고해야 하지 않나요?'"라고 폭로했다.

장연록 씨에 의하면 심지어 대질 조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남자들과 가림막도 없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양소라 씨의 답변을 전부 듣고 '네가 좋아서 했잖아!'라고 직접적으로 따지기도 했다고. 그중 한 남성이 성관계를 한 적 없다고 하자 수사관이 양소라 씨에게 남성의 성기를 자세히 묘사해 그려보라며 종이를 건넸다는 주장은 충격을 자아냈다.

장연록 씨는 "수사를 위한 절차니까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렇게 참았던 걸 너무 후회한다"고 하소연했다. 또 "어느 날은 거기 있던 경찰 중 한 사람이 '어이 아가씨인지 아줌마인지 12명 상대한 얼굴 좀 보게 모자 좀 벗어 봐'라고 했다"며 이 말을 들은 양소라 씨가 8차선 도로에 뛰어든 적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양소라 씨가 세상을 떠나고 자기가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소개해 언니가 피해를 입었다고 자책하던 둘째 딸 양소정 씨까지 세상을 등졌다. 아버지는 성폭행 사건 충격으로 쓰러졌다가 자매가 모두 떠난 뒤 뇌출혈로 사망했다.

장연록 씨는 "네 식구였는데 이제 저 혼자 남았다. 그런데 그놈들은 다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멀쩡하게 잘 살고 있더라. 정신이 들었을 때는 딸들이 세상이 떠난 지 벌써 4년이 지나있었다. 딸들을 위해서라도 꼭 진심을 밝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재수사는 안 된다더라"며 억울해했다.

12명의 가해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민사적으로도 소멸 시효 제도 탓에 죄를 물을 수 없었다. 장연록 씨는 "조사했던 경찰도 사과하지 않았다. 직접 찾아간 적도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더라"고 밝혔다. 장연록 씨는 "내가 고소하자는 말만 안 했어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라며 여전히 후회되는 마음을 고백해 안쓰러움을 유발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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