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화성시 얼이랑예술단 이나리 단장] “전통춤,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예술”
화성시 얼이랑예술단, 전문예술단체 도약

화성시를 대표하는 얼이랑예술단 이나리 단장(55·사진)이 '제21회 평화예술제 평화예술대전'에서 민속공연예술 부문 대통령상을 받았다. 지난 6월 22일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태평무'로 무대에 오른 그는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으며, 전통예술의 깊은 품격과 평화의 메시지를 완성도 높은 춤사위로 표현해냈다.
특히 이번 수상은 국민 투표로 결정된 만큼, 무형문화재 이수자의 실력뿐만 아니라 예술가로서 대중적 신뢰까지 증명한 성과로 평가된다.
이나리 단장은 이번 수상에 대해 "태평무는 조선 후기, 나라의 안녕과 태평을 기원하며 추던 궁중무로, 그 본래의 정신과 맥을 담고자 노력했다"며 "전통춤은 과거의 유산이 아닌, 지금 이 시대에도 살아 숨 쉬는 예술임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경기 중요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 이수자다. 전통춤의 맥을 잇는 동시에 창작에도 열정을 쏟는 그는 지금까지 10여 편의 창작무용을 발표했다. '1945 명자'는 화성 제암리 학살사건을 모티프로 한 역사 창작 무용극이다. 90분짜리 대작을 홀로 기획, 연출, 안무, 의상까지 책임지며 문화계의 찬사를 받았다.
충남 논산 출신 이 단장은 어린 시절 시장 전파사 앞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자연스레 춤을 추던 소녀였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서울로 춤 유학을 다녔고, 숭의여대와 명지대 체육학과, 동국대 무용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무대 위 인생을 45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2008년 화성시 송화초 방과후 무용 교실에서 시작된 '화성시 얼이랑예술단'은 그의 열정과 철학 속에 성장해, 2015년 전문예술단체로 도약했다. 현재는 5세 어린이 단원부터 60대 이상 실버단원까지 120여 명이 활동하며, 한국무용·발레·실용댄스·국악·판소리까지 종합예술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이 단장은 "순수한 감정과 '희로애락'이 무대에서 관객에게 전달되어야 한다"라며 "관객이 없다면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예술가로서의 철학을 밝혔다.
화성시 병점에 위치한 연습실은 언제나 불이 꺼지지 않는다. 제자 양성을 위한 교육은 물론, 가정형편으로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을 위한 배려까지 멈추지 않는다. 그는 "예술이 특정한 계층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삶에 들어와야 한다"며 지역 예술인 육성과 저변 확대에 대한 공공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번 수상은 이 단장 개인의 영예를 넘어 화성시 문화예술의 가능성과 품격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쾌거다. 화성시 문화예술 관계자는 "이나리 단장의 대통령상 수상은 지역 문화예술계의 자긍심"이라며 "생활문화 기반 확충, 창작 활동 지원 등 다각적인 행정적 뒷받침이 이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나리 단장은 수상 소감을 통해 "이번 상은 저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다. 함께 걸어온 예술단 식구들, 제자들, 그리고 항상 힘이 되어주신 부모님과 후원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특히 "화성시 얼이랑예술단이 시민들과 함께 전통예술의 참된 가치를 나누고, 예술로 평화를 이야기하는 예술단체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단장의 대통령상 수상은 지역에서 피어난 예술이 국가적 무대에서 찬란히 빛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화성의 전통과 미래가 무대 위에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춤추고 있다.
/화성=글·사진 이상필 기자 spl1004@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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