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요양보호사가 겪는 부당한 요구, 대전시가 해결해야

2025. 7.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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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열 노무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장기요양종사자 고충 상담 사례집에 따르면 요양보호사가 잔디 깎기, 명절 상차림, 텃밭 매기 등을 요구받는다고 나와 있다. 심지어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배우자까지 돌볼 것을 부탁받는 경우도 있다. 방문서비스라는 특성 탓에 요양보호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부당한 요구로 인해 노동강도는 높은 반면 그만큼 보상은 받지 못하고 있단 점이다. 요양보호사의 임금이 요양 서비스만 제공할 것을 전제하여 책정되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는 보통 연차수당, 휴일수당 등 법적으로 정해진 급여를 기본급으로 가져가고 여기에 방문요양이나 방문목욕을 하는 경우 추가 인센티브를 받는다. 잔디깎기, 명절 상차림 등 급여 외 업무를 하더라도 임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장기요양보험법 제28조의2에 따라 요양서비스와 관련 없는 행위를 제공하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금지하고 있긴 하나, 해당 법은 요양보호사를 보호하기는커녕 보상마저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동하고 있다.

정당한 보상 없이 희생만 강요하는 상황은 어르신에게도 악영향 준다. 요양보호사의 업무는 대면 서비스다. 어르신과 마주 보며 식사를 돕거나 거동을 살펴야 한다. 요양보호사가 높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사람인 이상 어르신에게 불친절하게 대하는 등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어르신의 삶의 질도 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아야 한다"라고 하며 정신교육을 하거나, 서비스 질 향상 목적으로 고객만족도 조사를 한 다음 평점이 낮은 자는 임금을 깎아 억지로 친절을 강요하면 돌봄 인력 이탈만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요양기관 센터장이 나서기도 쉽지 않다.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장기요양기관 현황을 보면 재가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2021년 2만 500개소에서 2025년 2만 2900개소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어르신이 센터를 선택할 폭도 넓어졌다. 부당한 요구를 제지하는 순간 '다른 곳은 그렇게 해준다'며 어르신이 센터를 바꿀 수 있다. 고객 이탈은 곧 센터의 수익 저하로 이어진다. 센터장 본인은 어르신을 막더라도, 옆집 경쟁자가 어르신 뜻대로 다 해준다면 결국 모두가 부당한 요구를 따라야 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대전시 익명신고센터'가 필요하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당한 요구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 센터를 신고할 수 있도록 민원창구가 있다. 하지만 장기요양보험법상 센터 지정 취소 및 과태료 부과 권한은 지자체에 있다. 신고접수처와 해결기관이 분리되어 있어 즉각적인 처리가 어려운 구조다. 대전시가 별도로 신고접수센터를 운영해 접수처와 민원해결처를 한곳으로 통일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부당한 요구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 센터에 빠르게 벌칙을 주어, 모든 요양센터가 요양보호사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경쟁을 벌이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또한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는 분위기 형성은 어르신에게 해당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으로 이어져 고강도 노동으로부터 요양보호사를 보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전광역시 장기요양요원 처우 향상을 위한 조례 제3조에 따르면 대전광역시장은 장기요양요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필요한 시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돌봄노동이 중요한 시대인 만큼, 돌봄노동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대전시가 적극 나서길 바란다. 염상열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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