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음 건강의 시작은 뇌 건강부터

이철규 2025. 7. 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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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음 건강'이 사회적 화두로 크게 떠오르고 있다. 원래 의학계에서 사용하는 '정신건강'이란 용어 대신, 부정적인 편견을 줄이기 위해 '마음 건강'이라는 표현이 점차 통용되고 있다. 마음 건강은 이제 특정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적인 고통이 되고 있다. 1인당 GDP가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역설적으로 정신적 고통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 4천439명으로 잠정 집계돼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극단적 선택'을 한 초·중·고교 학생이 22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러한 통계는 마음 건강 문제가 결코 일부 사람의 문제가 아님을 말해준다.

치매·자살·공황장애·번아웃·충동범죄·중독·우울증·ADHD·자폐스펙트럼·난독증·사이코패스 등 열거한 마음 건강 관련 증상들은 모두 뇌와 깊은 관련이 있다. 예전에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주로 선천적 요인에 있다고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후천적 요인이 그 비중을 더욱 키우고 있다. 환경오염, 약물남용, 즉석식 음식, 디지털 과몰입, 과도한 경쟁체제 등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뇌의 건강을 위협하며 마음 건강을 해치는 주된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여전히 마음의 문제를 단지 감정의 기복이나 의지 부족으로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마음 건강의 적신호는 사실 '뇌의 이상'에서 시작되며, 뇌의 상태에 따라 감정과 행동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회복의 출발점이다.

최근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뇌의 기능 저하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은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뿐 아니라 폭력적 충동, 중독 행동 등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단순히 심리적 문제가 아닌, 생물학적·신경학적 문제인 것을 보여준다. 마음 건강을 위한 첫걸음은 뇌 건강을 이해하고 돌보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뇌를 '작은 우주'로 비유하곤 한다. 이는 인간의 내면과 외부 환경을 서로 밀접하게 연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두엽은 계획, 자제, 공감 능력을 담당하고, 변연계는 감정을 조절하며, 해마는 기억을 저장하고 관리한다. 이 영역들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사소한 스트레스도 통제할 수 없는 불안으로 확대되며, 타인과의 관계가 왜곡되고, 자신감과 의욕이 급격히 저하된다. 따라서 일상에서의 '작은 선택들'인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디지털 기기의 절제된 사용이 모두가 뇌의 회복 탄력성과 건강을 유지하는 기본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신건강 회복의 일차적 접근으로 '생활 습관의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사람과의 관계'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다. 따뜻한 관심과 공감, 지지는 뇌 신경망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며, 세로토닌과 옥시토신 같은 행복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 반대로, 고립감과 단절은 만성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해 뇌의 해마를 위축시키고, 부정적인 감정에 더욱 쉽게 빠지게 한다. 하버드대학교의 75년 종단 연구에 따르면, 친밀한 대인관계를 유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삶의 만족도와 건강 수명이 높고, 치매 발생률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우리는 마음 건강을 위한 실질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가족, 친구, 동료와의 대화를 늘리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작은 행동이 뇌 건강의 회복을 돕는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뇌 건강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웰빙을 넘어서, 더 안전하고 따뜻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마음 건강을 위해 뇌를 돌보고 사람을 잇는 작은 실천을 시작해 보자.

이철규 뇌교육학 박사, 수원효동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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