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차단망’ 없는 해운대해수욕장 어찌하오리까

김영동 기자 2025. 7. 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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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대금으로 갈등 빚다 설치 무산
퇴치 선박 4척으로 임시방편 조처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해파리 퇴치 선박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영동 기자

“올해에는 해파리한테 쏘일까 신경쓰이네요.”

지난 2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만난 장원석(49·세종시)씨가 말했다. 해수욕장 바로 앞 바다에는 해파리 퇴치를 위한 10t짜리 선박 4척이 오가고 있었다. 장씨는 “해수욕객 몇명이 해파리한테 쏘였다는 말을 들었다. 물놀이를 하면서도 주변을 살펴야 하니 신경이 곤두선다”고 투덜거렸다. 16일 기준 올해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10건이다.

박아무개(41)씨는 “해파리에 쏘이지 않으려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뒤늦게 (차단망 미설치) 소식을 들었다. 전신수영복을 준비하지는 못했는데, 아이들이 쏘일까 걱정된다. 놀러 왔다가 병원 신세를 질 수도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해마다 800만명이 넘게 찾는 해운대해수욕장에 올해는 ‘바다의 불청객’ 해파리를 막는 차단망이 설치되지 않아 해수욕객 쏘임 사고 우려가 나온다.

22일 부산 해운대구의 말을 들어보면, 해운대구는 해수욕장 개장 기간(6월21일~9월14일) 해파리 차단망 설치 대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해파리 퇴치 선박 4척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 선박은 물놀이구역 근처 바다에서 해수욕장 쪽으로 들어오는 해파리를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해운대구는 여름철 해파리로 발생하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013년부터 해운대해수욕장 근처 바다인 동백섬~미포까지 1.2㎞ 구간에 해파리 차단망을 설치해왔다. 올해도 1억7000만원의 예산으로 차단망 설치 사업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이 사업은 차단망 설치에 따른 어업권 피해 보상 등 차원에서 지역 어촌계와 사업에 선정된 업체 쪽이 협의를 통해 진행해왔다. 비영리단체라서 사업 수행 자격이 없는 어촌계가 업체 쪽한테 인력과 선박 등을 대여해왔다. 그러다보니 어촌계와 업체 쪽은 공사 대금을 놓고 해마다 갈등을 겪어왔다.

올해는 양쪽의 갈등 끝에 업체 쪽에서 이 사업을 포기했다. 해운대구가 부랴부랴 다른 업체를 물색해 다시 어촌계와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차단망 설치가 무산됐다. 해운대구는 어쩔 수없이 임시방편으로 선박을 이용해 해파리 차단에 나선 것이다.

해운대해수욕장 해파리 퇴치 선박 모습. 해운대구 제공

해파리 쏘임 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해파리 쏘임 사고는 2022년 101건, 2023년 348건, 2024년 468건이다. 올해는 차단망 설치가 되지 않은데다, 해파리 퇴치 선박이 차단망 설치에 견줘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보여 쏘임 사고가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6월4일 부산경남 앞바다에 해파리 예비주의보를 발령했다가 같은달 26일 주의보로 상향했다. 해파리 예비주의보는 보름달물해파리가 1㏊당 300마리·노무라입깃해파리 10마리, 주의보는 1㏊ 당 1000마리·노무라입깃해파리 50마리 이상 발견될 때 발령된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선박으로 최대한 많은 해파리를 걷어내고, 밀려 들어오는 해파리는 민간수상구조대 등에서 수거할 예정이다. 대량으로 (해파리가) 발생하면 선박 1척을 추가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해수욕객이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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