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난지역 지정돼도 피해 입증 쉽잖아”… CCTV 찾는 주민들
폰카 등 동영상 찾아 동분서주
산청=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
“트랙터 굴러가는 거 제대로 찍힌 거 맞제?”
22일 오후 경남 산청군 산청읍 모고리. 주민 일부가 모여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들은 트랙터와 차량, 농기계 등이 산사태에 휩쓸리는 순간을 담은 CCTV 영상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조만간 마을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피해사실 확인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증거가 확실해야 추후 피해보상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작은 산촌이라 CCTV가 많지 않아 영상 확보가 어렵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 매일같이 마을회관에서 각자 산사태 상황을 찍은 영상 등을 공유하며 피해 입증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 박인수 모고리 이장은 “현재까지 우리 마을에서 트랙터 2대, 이앙기 1대, 경운기 5대가 산사태로 망가졌다”며 “이 중 피해 입증이 가능한 수준의 영상이 확보된 것은 극소수”라고 우려했다.
차량 파손, 농작물 침수 등 육안으로 쉽게 식별되는 사안은 비교적 입증 부담이 적지만, 일부 주민들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산청군 생비량면에서 바나나 농장을 운영하는 강모(41) 씨는 “바나나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열매를 수확하는데, 나무마다 수확 시기가 다르다”며 “이번 침수로 나무뿌리가 썩었다면 제대로 된 바나나가 맺히지 않을 텐데, 이를 선제적으로 입증할 수가 없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산청읍 내부마을에서 양봉업을 하던 정모(67) 씨 역시 “일부 벌통은 유실됐고, 통에 있던 벌들이 전부 날아가거나 수장돼 버려 주변인들의 진술로만 피해를 입증해야 할 판”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상황버섯 농장을 운영하는 A 씨도 “상황버섯이 물에 잠기진 않아 직접적인 침수 피해는 없었지만 폭우로 습도 조절이 며칠간 안 되어 상품성이 얼마나 떨어졌을지 알 수 없어 피해입증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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