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비호 위해 걸린 악담 현수막… 비호감만 쌓인다
자진 철거 의무 있어도 방치 해놔
지자체 나서서 수거… 행정력 낭비
비방·왜곡된 주장에 시민들 혼란
위치·개수·문구 등 기준 마련해야

[충청투데이 권오선 기자] 대전 시내 곳곳에 정당이 설치한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게시되면서 시민들의 일상에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현행법상 일정 기간 이후 자진 철거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일부 정당의 방치 사례가 빈번해 실질적인 제재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3년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정당의 현수막은 행사나 집회, 정책 홍보 등을 이유로 게시할 수 있지만 게시 기간은 15일로 제한되며 기간 만료 후에는 게시 주체인 정당이 직접 철거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정 정당들이 게시 기한을 초과한 현수막을 방치하면서 지자체가 대신 수거에 나서는 일이 잦다.
대전 지역 5개 자치구는 시민 민원이 접수되면 구청은 즉시 현장을 확인하고 수거 작업에 돌입하지만, 이는 행정력 낭비를 불러 일으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기간에 맞춰 잘 수거하고 있는 정당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며 "방치된 현수막은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곧바로 수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당들의 무분별한 게시 행위는 물리적 방해뿐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논란을 빚고 있다. 일부 현수막에는 경쟁 정당에 대한 노골적인 비방이나 왜곡된 주장 등이 담기고 있다.
실제로 최근 대덕구의 한 거리에는 해당 지역과 관련 없는 정치 사안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주민 혼선을 유발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해석을 통해 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있지만, 내부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투명성 부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전 선거에서 허가되지 않았던 표현이 이번에는 허용되는 등 일관성 없는 판단이 불신을 키우고 있다.
정치권의 자정 노력 부족도 문제로 보인다.
정당이 홍보 목적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범주로 볼 수 있으나, 그로 인해 시민들이 겪는 불편과 행정적 부담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정치적 목적의 선전물이 주민들의 생활공간을 침해하는 현실은 공공질서의 본질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최호택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그는 "현재 중앙선관위 차원에서 검수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들도 정당을 제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표현의 자유라고 말하지만,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당 현수막은 상대방에 향한 부정적인 내용으로 가득해 국민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법률안을 개정하지 않는 한 정당들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게시 가능 위치, 개수, 문구 등을 법에 명문화해 실효성 있는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오선 기자 ko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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