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무원은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

이기호 2025. 7. 2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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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 삼척중 교장

1990년 3월 함백여고 새내기 교사로 교직에 첫 발을 내디딘지 벌써 35년의 시간이 흘렀다. 교사로서 열정을 다한 기록을 뒤로하고 2020년 철암중·고등학교 교감으로 첫 발령을 받았던 벅찬 감동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많은 분들의 축하가 있었고 나 스스로도 교육에 대한 더 너른 지평을 열 수 있다는 기쁨으로 충만했던 시간이었다.

그 중에서도 지정중학교 근무 시절 여러 가지 면에서 존경하고 따랐던 정상재 교장선생님의 축하는 남다르게 다가왔다. 우선 “승진해줘서 고맙다”라는 말씀이 참 감사했다. 단순한 축하가 아닌 나의 노력과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시는 그 말씀에 그간의 노고가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다. 관리자로서 어떻게 하면 될까를 묻는 나에게 교장선생님께서는 “공무원은 원칙만 지키면 됩니다”라고 답해 주셨다.

원칙만 지키면 된다. 참 간단한 말이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다양한 상황들을 만날 때마다 거울을 들여다보듯 이 말에 비춰 내 모습을 가다듬었다. 친분을 내세워 부당한 요구가 있을 때에도, 분별하고 판단을 내려야 할 때도, 사람을 올바르게 가려 택해야 할 때도 원칙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검토하고 협의해 결정을 내리곤 했다. 때때로 적당히 하라는 말을 들을 때면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이곳에 이렇게 원칙이 정리돼 있다고 상대에게 근거를 들어 설득할 수 있었다.

지금은 더 많은 판단과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들을 만난다. 가느다란 인연 자락이라도 잡으려는 수많은 갈등의 순간들이 펼쳐진다. 그러나 나는 그때마다 다시 되뇌인다. 나는 공무원이다. 따라서 나는 원칙만 지키면 된다. 그렇게 마음 속으로 되뇌이고 나면 다시 평정심을 찾게 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청렴! 맑고 깨끗하며 염치를 아는 정신! 공자님께서는 정명을 말씀하셨다. 명분에 걸맞은 자세와 철학을 가지라는 말씀이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부모는 부모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그렇다면 공무원다운 자세와 철학을 가져야 할 것이다. 바르고 당당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싶은 공무원이라면 청렴의 원칙만 지키면 된다. 그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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