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한용운 선생 초상’ 마산으로

장유진 2025. 7. 21. 21:0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8년간 설악산 백담사에 걸려 있던 그림
이강용 작가, 작품 직접 관리코자 반환받아
보수작업 거쳐 기회 되면 시민 공개 계획도

우리 문학의 장을 열었던 시인의 초상이 마산으로 터를 옮겼다.

28년간 설악산 백담사 만해기념관 한쪽 벽면에 걸려있던 이강용 작가의 ‘만해 한용운 先生 초상’이 마산에 왔다. 지난 15일 마산 창동의 작업실에서 만난 이강용 작가는 “백담사에서 몇 개월 전 그림을 반환받았다. 앞으로 만해 한용운 선생을 내가 직접 모실 것”이라며 초상화 앞에 섰다.

지난 17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의 작업실에서 이강용 작가가 자신의 작품 ‘만해 한용운 先生 초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그가 그린 ‘만해 한용운 先生 초상’은 1997년 당시 백담사 주지 스님이었던 오현 스님 의뢰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 작가는 “백담사에 있었던 28년 동안은 작품 옆에 작가명이나 해설문, 재료 설명이 따로 붙어있지 않았다. 한용운 선생을 기리기 위해 그린 작품이 더 빛을 발하도록 관리하고자 반환을 요청하게 된 것”이라며 자신의 작품을 마산으로 가져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백담사는 스님인 한용운 선생이 득도했던 절로, 오현 스님은 사찰 내부에 만해기념관을 세운 후 그곳에 걸 한용운 선생의 초상화 제작을 이강용 작가를 비롯한 네 명의 화백에게 부탁했다.

의뢰를 받은 이강용 작가는 두 달 보름여의 시간 동안 좁은 토굴에 들어가 창작 활동에 매진했다. 그의 작품은 네 화백의 그림 가운데 전시작으로 꼽혀 백담사에서 28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창작 과정에서 한용운 선생이 남긴 문학뿐 아니라 선생의 생애와 일화까지 곱씹으며 인물을 그려나갔다고 한다. 긴 세월 민중미술가로 활동해 온 이 작가는 일제강점기 당시 순사들 앞에 당당히 맞서고, 매국을 택한 친일파 문인을 호되게 나무라던 만해 선생의 강직한 성격이 불의를 못 참는 자신과 닮은 것 같다고 했다.

대상을 마음 가까이에 두고 이해하려 한 노력 덕일까. 이 작가의 작품 속 한용운 선생의 눈빛에는 강렬한 힘과 굳은 의지가 넘친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초상은 현재 이강용 작가의 추가 작업을 기다리며 그의 화실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이 작가는 “기회가 닿는 대로 어느 곳에 공간을 빌려 시민분들께서도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일파스텔로 그린 작업물인데 기름이 많이 빠져있어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며 복원을 위한 손길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유진 기자 ureal@knnews.co.kr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