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로 본 오늘] 원후취월(猿猴取月)

송금호 2025. 7. 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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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금호 작가·언론인

원숭이가 달을 잡는다는 뜻인데, 욕심에 눈이 어두워 자기 분수를 모르고 나대다 결국 소중한 것마저 잃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요즘 국무위원 청문회가 한창인데, 자기 능력과 분수에 맞지 않는데도 장관이라는 고위공직을 맡으려 끝까지 욕심부리는 모습에서 되뇌어지는 고사성어다.

중국 동진(東晉)의 불교 경전 번역본인 <마하승기율(摩訶僧祇律)>에 나오는데, 부처(佛陀)가 비구(比丘)들에게 훈계했다는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옛날 가시(伽尸)라는 나라의 파라나(波羅) 성(城) 한적한 곳에 오백여 마리의 원숭이 무리가 살았는데, 어느 날 밤 큰 나무 아래의 너른 우물에 둥근 달이 비치고 있었다. 이때 원숭이 우두머리가 우물에 잠겨있는 달을 살리자는 제안하면서 "내가 나뭇가지를 잡고 있을 터이니 내 뒤로 계속 꼬리를 잡고 길게 늘어뜨려서 물속에 들어가서 달을 꺼내자"라고 했다. 이에 원숭이들이 꼬리에 꼬리를 잡고 늘려갔지만, 물에 닿기도 전에 무게를 못 이긴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모두 물속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들 중 수영을 못 한 원숭이들은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 이야기는 자기 능력이나 분수를 모르고 욕심에 눈이 멀어 이루기 힘든 것을 무리하게 쫓다가 화를 자초함을 경계하는 부처님의 가르침인데, 이후 욕심을 앞세운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지적할 때 인용됐다.

이재명 정부의 내각 구성이 한창이다. 인수위 기간 없이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라서 이에 따른 세밀한 인사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해 작은 부실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급하다고 할지라도 옥석 가리는 일이 대충이어서는 안 된다. 일부 국무위원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사회 곳곳에서 "도대체 저런 사람이 왜?"라는 의문이 터져 나오고 있다. 보여주기식 이력, 캠프 정치, 계보 중심의 인사 등 구태의 모습이 살짝 엿보이기도 하다.

이런 오류를 정정하는 것에도 좀 늦고, 미진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온갖 비난을 다 받고서야 지정 철회를 하니 마지못한 처사 같고, 도덕성 결함이 상당한 분은 임명을 밀어붙이는 모양이다. 신중함은 실기(失期)를 염려해야 하고, 강공(强攻)은 오만을 낳을 수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능력이나 도덕성 부족이 드러났음에도 사퇴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 일부 국무위원들의 모습이다. 분수를 몰라도 한 참 모르는 것 같다. 그처럼 자질에 문제가 많았다면 국무위원 지정 때 고사했어야 한다. 나중 문제가 터져도 다수당인 여당의 옹호로 청문회만 치르면 된다는 생각이었다면 큰 오산이다. 그런 국무위원 지정자가 이제는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선거캠프와 정치적 계보에 속했다는 이유로 자릴 탐하는 어중이떠중이 여권 인사들도 많은 것 같다. 이들을 과감히 떨쳐버리지 않으면 '집단적 자기 확신'(Collective delusion)과 '정치적 책임회피'라는 중대한 오류에 빠질 수도 있다.

반면, 고위직 제안을 받고서 "나는 수신제가(修身齊家)를 못 해 치국(治國)의 일원으로는 부적합하다"라면서 사양하는 멋진 이야기는, 이 정부 들어 아직 듣지 못했다.

고위직 등용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욕심에 눈이 멀면 분수를 잊는다.'라는 교훈이 담긴 고사성어 '원후취월'(猿猴取月) 음미를 권한다.

/송금호 작가·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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