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칼럼] 수산업의 ‘진짜 성장’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대통령의 연내 이전 지시와 부산 이전 청사 결정 등 논란 속에서도 새 정부는 북극항로 시대 준비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부산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산업적 대도약을 통한 ‘진짜 성장’이라는 새 정부 비전에 맞춰 현장 중심의 정책집행을 강화, 해양수산업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목적으로도 이해된다.
해수부 부산 이전의 대외적 이슈로 해운업만 주목받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업소득 증대, 어촌 정주여건 개선, 수출경쟁력 강화 등 수산분야 공약도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하지만 공약 대부분이 기존 정책을 일부 확대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새 정부다운 혁신적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새 정부가 만들어 갈 미래 수산업에 대한 목표와 비전이 잘 보이지 않는다.
현재 우리 수산업은 매우 어려운 ‘위기적’ 상황에 있다. 연근해어업의 생산 기반이 취약해짐에 따라 연안 지역의 어촌경제가 침체하고, 어가인구 감소로 어촌 소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산기자재업, 수산물 유통업 및 가공업 등 수산업의 전후방 산업도 사업체와 종사자 수 모두 감소하고 있다. 양식업 역시 해양환경 변화에 따른 수익 감소와 인건비, 전기료 등 비용 상승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우리 수산업은 전통적인 노동집약적 1차 산업구조 하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에 갇혀있고, 기존 인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젊은 신규 인력의 유입이 거의 없는 사양산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수산물이 미래 지속가능한 블루푸드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미국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수산선진국들은 수산업을 수렵·채취적인 1차 산업이 아닌 식량 위기에 대응한 2차 식품 제조 산업, 나아가 최첨단 3차 융복합 산업으로 인식하여 수산 분야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해양바이오 및 블루푸드테크 등 산업적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수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대조적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수산업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해 왔다. 하지만 글로벌 수산 환경 변화에 상대적으로 둔감했고, 정권 변화에 따라 정책의 지속성이 유지되지 못했으며, 단기적 현안 대응에만 집중하는 등 수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구조조정이 원활하지 못했다. 수산분야 법제도 또한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화되지 못하고 고착화되었으며, 미래 수산업을 위한 새로운 기술개발도 소극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정책적 한계는 우리 수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부처 간 칸막이 행정으로 인해 수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는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더라도 과거의 정책이나 조직 운영이 그대로 반복될 경우 수산업의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미래 수산업을 위해 현재 수산업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수산업의 지속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새 정부가 강조하는 산업적 대도약을 통한 ‘진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정책들에 대한 비판적 재검토, 나아가 과감하게 혁신할 수 있는 힘겨운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전통적인 수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산업으로의 산업적 재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책적 방향이 과거와 현재가 아닌 미래에 맞춰져야 한다.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수산업의 고차화를 도모하고,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 결합된 어업의 현대화, 양식업 스마트화, 블루푸드테크 등 젊은 인력들이 진입하고 싶은 산업구조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새 정부가 수산업의 ‘진짜 성장’을 위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결단력 있게 추진하여 우리 수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이를 통해 해양수산부가 더 이상 ‘소외’ 부처가 아닌 ‘핵심’ 부처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이 단순한 물리적 이전에 그치지 않고, 수산업 전반의 혁신과 발전을 이끄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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