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에 목마른 자립준비청년, 사기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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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빌려줬는데, 그냥 사라졌어요."
정씨가 이날 참여한 상담은 지난해 6월부터 한국여성변호사회 '자립준비청년특별위원회'가 서울시 자립지원전담기관과 협력해 추진해온 법률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자립준비청년특별위원회 활동을 주도해온 최신영 법무법인 차앤권 변호사는 "자립준비청년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말할 수 있는 어른이 없는 만큼 단순한 법률 상담을 넘어 일상을 함께 챙기는 '동행형 법률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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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이 90명 관리
실질적 지원 어려워
법조계 "일상 챙기는
동행형 서비스 필요"

“1000만원 빌려줬는데, 그냥 사라졌어요.”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자립준비청년 전용공간 ‘영플러스서울’에서 만난 정재훈 씨(가명·26)는 연신 손을 비비며 말을 이었다.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다니며 틈틈이 아르바이트와 게임 방송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던 그는 1년 넘게 함께 게임을 한 스트리머 A씨를 ‘온라인 가족’처럼 여겼다. “어느 날 갑자기 ‘부모님이 위독하다 병원비가 급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에 바로 1000만원을 보냈죠.” 송금 직후 A씨의 계정은 삭제됐고 연락도 끊겼다.
정씨가 이날 참여한 상담은 지난해 6월부터 한국여성변호사회 ‘자립준비청년특별위원회’가 서울시 자립지원전담기관과 협력해 추진해온 법률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지내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된 청년들이 대상이다. 서울시 기준 매년 약 150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여성변호사회는 피해가 잦은 유형으로 전세보증금 미반환, 임금체불, 명의도용, 지인 간 금전거래 등을 꼽았다. 김연주 법무법인 더신사 변호사는 “자립준비청년들은 가족 같은 관계를 갈망하는 경향이 있어 타인의 호의를 쉽게 믿는 경우가 많다”며 “이 틈을 노린 사기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립지원 전담인력이 존재하지만 이들도 청년을 밀착 관리하거나 법률·재정 문제를 해결해주기엔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자립지원 전담인력은 작년 기준 217명으로, 자립준비청년 1만 명에 한참 못 미친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담인력 한 명이 90명이 넘는 청년을 관리하는 실정이다. 한성은 서울시 자립지원전담기관 기획실장은 “센터 내 행정 업무와 자립준비청년 지원을 실무자들이 동시에 맡고 있다”며 “인력 자체도 부족한 데다 업무도 과중해 실질적인 지원이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원스톱 법률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법무법인 세종의 공익재단 ‘사단법인 나눔과이음’은 지난 2월 아동권리보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세사기 피해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법률 상담과 소송 대리를 지원하고 있다. 세종 변호사들이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은 소송적합 여부를 검토하여 소송비용을 제외한 착수금, 성공보수 등을 받지 않고 무료로 공익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
자립준비청년특별위원회 활동을 주도해온 최신영 법무법인 차앤권 변호사는 “자립준비청년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말할 수 있는 어른이 없는 만큼 단순한 법률 상담을 넘어 일상을 함께 챙기는 ‘동행형 법률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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