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배드뱅크’ 설립 시동…“피해주택 채권부터 파악”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전세사기 문제 해결 촉구 대통령 면담 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0/dt/20250720102205634miym.jpg)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 마련을 제안하면서 금융당국이 ‘전세사기 배드뱅크(부실 자산이나 채권을 사들여 처리하는 기관)’ 설립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부터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선순위 채권 현황과 매입 가능 규모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는 해당 채권을 일괄 매입해 권리관계를 정리하려는 전세사기 배드뱅크 설립을 위한 사전 조치 성격을 지닌다.
국정위는 지난 18일 전세사기 피해 구제책을 신속 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박홍근 국정기획분과장은 “전세 사기는 청년과 서민들 대상으로 발생하는 민생범죄이자 사회적 재난인 만큼 피해자 구제와 예방 방안 보완이 시급하다”며 “국정 과제에 전세 사기 피해 지원을 포함하고 그 대책 중 신속 추진 과제로 피해자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내용을 건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전세사기 피해 주택 상당수는 금융회사가 이미 근저당을 설정한 상태다.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채무를 갚지 못하면 금융회사는 선순위 담보권을 행사해 경·공매를 실행한다.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채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배드뱅크에서 채권을 일괄 매입하면 선순위 채권자가 금융회사에서 공공기관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면 보증금 회수 비율을 높일 수 있고 명도소송 등 강제 퇴거 부담도 줄일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협의·경매 등으로 피해 주택을 매입해 지원하고 있지만 매입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도 나왔다. 매입 기간은 통상 7개월가량 걸리는데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으로 기간을 3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것이 국정위의 구상이다. 8월 중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서 조속한 심사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재원 마련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여당에서는 전세사기 배드뱅크 사업 규모를 1조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세사기 피해자 중에서 소액임차인이 아니면서 선순위 채권이 있는 주택에 대해 매입가 할인율을 적용한 수치다.
다만 금융위는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소요 재원 8000억원 중 4000억원을 금융권이 분담하기로 한 만큼 추가 자금 조달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나 LH 등 내부 재원을 활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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