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명이 아닌 만인이 평등한 나라”…노회찬 7주기 추모제

고 노회찬 전 의원 7주기 추모제가 19일 오전 11시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엄수됐다.
7주기 추모제 슬로건은 ‘만명이 아니라 만인이 평등한 나라’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던 노 전 의원은 그해 첫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 법정에서 만인이 평등해야 하는데, 과연 평등한가? 나는 만명만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법원이 땀 흘려 일하는 서민들에게도 평등해야 한다”고 사법부를 질타했다.
조승수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만명이 아닌 만인이 평등한 나라’, 그 새로운 세상을 위해 고군분투하셨던 노회찬 의원의 유지가 이 현실에서 얼마나 관철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2005년 노 전 의원이 폭로했던 삼성 엑스(X)파일 사건을 언급했다. 조 이사장은 “2025년은 노회찬 의원이 엑스파일을 세상에 공개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한국 사회의 권력과 자본의 민낯, 유착 관계를 세상에 드러냈지만 정작 본인은 그 일로 의원직을 상실하는 아픔을 겪었다. 엑스파일 사건 20년 동안 한국 사회가 어디까지 변했는지,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고 했다.
노 전 의원은 2005년 옛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도청 녹취록을 인용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전·현직 고위 검사 7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 검사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됐지만, 정작 이름을 공개한 노 전 의원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되며 의원직을 잃었다. 황교안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가 수사를 지휘했다.
노 전 의원 아내인 김지선 여사는 유족을 대표한 인사말에서 “작년 겨울 민주주의가 파괴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절망에 떨었지만 깨어있는 국민 덕분에 쓰러져 가는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낼 수 있었다. 진보진영이 참 힘든 시기를 맞고 있지만 노회찬이 그랬듯 힘든 시기에도 버텨냈던 힘은 우리에게 꿈이 있기 때문이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깨어있는 국민이 있기 때문”이라며 진보정치의 새 가능성을 찾아가자고 했다.

6·3 대선 유일한 진보 후보였던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는 추모사에서 “진보정치의 이름으로 대선에 출마했고,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희망을 봤다. 그것은 진보정치,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의 따뜻한 시선이었다”고 했다. 권 대표는 “유의미한 득표는 아니었지만 대선을 거치면서 우리의 메시지에 국민들이 공감해주었고, 낮은 득표율에 대해 미안해하는 국민들도 있었다. 기울어가던 민주노동당에도 새로운 신입당원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권 대표는 “(대선을 통해) 나누어졌던 진보정치가 하나로 뭉쳤다. 내년 8주기에는 노동을 중심으로 한 정치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노회찬 대표가 바라던 하나 된 진보정치가 마침내 내년 지방선거를 넘어 다시 당당하게 원내로 진입하는 정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추모제는 노회찬재단과 민주노동당이 공동 주관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노회찬재단 조돈문 전 이사장 및 권영길·김혜경·이덕우 고문,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 최현환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 심상정 전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정춘숙 전 의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조화를 보냈다. 7주기 추모제는 유튜브로 다시 볼 수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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