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명이 아닌 만인이 평등한 나라”…노회찬 7주기 추모제

김남일 기자 2025. 7. 1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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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생전의 모습.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노회찬재단. 사회평론아카데미 제공

고 노회찬 전 의원 7주기 추모제가 19일 오전 11시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엄수됐다.

7주기 추모제 슬로건은 ‘만명이 아니라 만인이 평등한 나라’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던 노 전 의원은 그해 첫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 법정에서 만인이 평등해야 하는데, 과연 평등한가? 나는 만명만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법원이 땀 흘려 일하는 서민들에게도 평등해야 한다”고 사법부를 질타했다.

조승수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만명이 아닌 만인이 평등한 나라’, 그 새로운 세상을 위해 고군분투하셨던 노회찬 의원의 유지가 이 현실에서 얼마나 관철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2005년 노 전 의원이 폭로했던 삼성 엑스(X)파일 사건을 언급했다. 조 이사장은 “2025년은 노회찬 의원이 엑스파일을 세상에 공개한 지 20년이 되는 해다. 한국 사회의 권력과 자본의 민낯, 유착 관계를 세상에 드러냈지만 정작 본인은 그 일로 의원직을 상실하는 아픔을 겪었다. 엑스파일 사건 20년 동안 한국 사회가 어디까지 변했는지,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고 했다.

노 전 의원은 2005년 옛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도청 녹취록을 인용해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전·현직 고위 검사 7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 검사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됐지만, 정작 이름을 공개한 노 전 의원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되며 의원직을 잃었다. 황교안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가 수사를 지휘했다.

노 전 의원 아내인 김지선 여사는 유족을 대표한 인사말에서 “작년 겨울 민주주의가 파괴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절망에 떨었지만 깨어있는 국민 덕분에 쓰러져 가는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낼 수 있었다. 진보진영이 참 힘든 시기를 맞고 있지만 노회찬이 그랬듯 힘든 시기에도 버텨냈던 힘은 우리에게 꿈이 있기 때문이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깨어있는 국민이 있기 때문”이라며 진보정치의 새 가능성을 찾아가자고 했다.

19일 오전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전 의원 7주기 추모제. 노회찬재단 유튜브 화면 갈무리

6·3 대선 유일한 진보 후보였던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는 추모사에서 “진보정치의 이름으로 대선에 출마했고,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희망을 봤다. 그것은 진보정치,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의 따뜻한 시선이었다”고 했다. 권 대표는 “유의미한 득표는 아니었지만 대선을 거치면서 우리의 메시지에 국민들이 공감해주었고, 낮은 득표율에 대해 미안해하는 국민들도 있었다. 기울어가던 민주노동당에도 새로운 신입당원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권 대표는 “(대선을 통해) 나누어졌던 진보정치가 하나로 뭉쳤다. 내년 8주기에는 노동을 중심으로 한 정치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노회찬 대표가 바라던 하나 된 진보정치가 마침내 내년 지방선거를 넘어 다시 당당하게 원내로 진입하는 정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이날 추모제는 노회찬재단과 민주노동당이 공동 주관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노회찬재단 조돈문 전 이사장 및 권영길·김혜경·이덕우 고문,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 최현환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 심상정 전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정춘숙 전 의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조화를 보냈다. 7주기 추모제는 유튜브로 다시 볼 수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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