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은 왜 12년 만에 ‘빨간 팬티’를 꺼내 입었나

백수진 기자 2025. 7. 18.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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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간 옷 갈아입은 슈퍼맨
영화 '슈퍼맨'(2025)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보자기를 두르고 “슈퍼맨!”을 외쳐본 적이 있을 것이다. 펄럭이는 붉은 망토, 파란색 쫄쫄이와 빨간 팬티, 가슴에 새겨진 커다란 ‘S’ 문양은 세대를 초월해 각인된 슈퍼맨의 상징이다. 1938년 미국 만화책에 처음 등장한 이후, 슈퍼맨의 코스튬은 대중의 취향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왔다. 영화 ‘슈퍼맨’의 리부트를 계기로, 역대 슈퍼맨 코스튬 변천사를 돌아봤다.

커크 알린 주연의 '슈퍼맨' /워너브러더스

최초의 영화화는 1948년 커크 알린 주연의 ‘슈퍼맨’이었다. 흑백영화 시절이라 지금의 빨간색과 파란색이 아닌, 흑백 화면에서 구별하기 쉬운 회색과 갈색으로 만들어졌다. 요즘처럼 신축성 있는 소재도 아니었고 니트 같은 울 소재로 여유 있는 실루엣을 보여줬다. 팬티도 시대적 분위기상 짧거나 들러붙지 않고 반바지 형태로 제작됐다.

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의 '슈퍼맨' /워너브러더스

지금까지도 ‘슈퍼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 크리스토퍼 리브는 1978년 영화 ‘슈퍼맨’을 시작으로 4편까지 연달아 주연을 맡았다. 이때부터 몸에 밀착되는 스판덱스 소재로 슈트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디자인이었지만 리브의 탄탄한 근육질 체형이 옷을 완성했다. 기술적인 고려도 담겨 있었다. 옷이 펄럭이거나 주름지지 않아 몸의 실루엣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블루 스크린을 활용한 특수 효과 합성에도 유리했다.

헨리 카빌 주연의 '맨 오브 스틸'(2013) /워너브러더스코리아

2010년대, 헨리 캐빌은 ‘섹시한 슈퍼맨’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맨 오브 스틸’(2013)에서 헨리 캐빌이 착용한 슈트는 3겹 구조로 제작됐다. 내부에는 그의 실제 몸을 본떠 제작한 메탈 소재 패딩이 삽입돼 근육을 부각시켰다. 표면에도 사슬 갑옷 같은 무늬를 입혀 ‘강철의 사나이’라는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특히 이때는 기존의 밝고 선명한 색감 대신, 채도를 낮춘 어두운 푸른색과 붉은색이 사용됐다. 슈퍼맨의 상징 중 하나였던 빨간 팬티도 사라졌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수백 번 디자인을 고쳐봤지만, 붉은 팬티가 영화의 진지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아 결국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바닥에 끌릴 듯 우아하고 길게 늘어진 망토는 이 시기 슈퍼맨의 특징이다.

그래픽=김의균

2025년 슈퍼맨을 재탄생시킨 제임스 건 감독은 “젖은 티셔츠처럼 보이길 원하지 않았고, 가짜 근육이 잔뜩 들어간 옷도 싫었다”고 밝히며 이전 버전과 선을 그었다. 더 인간적인 슈퍼맨을 그린 2025년의 ‘슈퍼맨’에선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제임스 건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 “이 이야기는 힘에 관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낡았다고 여기는 친절함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비드 코런스웨트 쥬연의 '슈퍼맨'(2025)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그에 맞춰 슈트도 번쩍이는 갑옷이 아니라, 친근한 작업복처럼 만들어졌다. 빨간 팬티도 다시 부활했다. 건 감독은 촬영 전날까지 빨간 팬티를 두고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배우 데이비드 코런스웨트는 “슈퍼맨은 아이들이 자신을 무서워하지 않길 바란다. 그는 희망과 긍정의 상징이 되길 바라며 그래서 프로 레슬러처럼 옷을 입는 것”이라 했고, 감독도 이에 공감하며 팬티를 입히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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