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 단체들 ‘빗속 삼보일배’…“국정과제에 동료지원센터 포함하라”

16일 오후 2시께 서울에 내린 비로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긴 여의도 국회 앞 인도 위로 신석철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한정연) 상임대표가 엎드렸다. ‘17개 시·도 정신장애 동료지원센터 설치하라!’고 등에 써 붙인 종이는 빗물에 젖었다. 다시 일어서 세 걸음을 걷고 바닥에 엎드리며 국회 1문과 2문 사이 왕복 110m를 오가는 사이 등에 붙어있던 종이가 떨어져 나갔다.
한국장애인연합회(한정연)와 연합단체 소속 활동가 20명은 이날 국회 정문 앞에 모여 삼보일배 투쟁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국정기획위원회 인근에서 삼보일배를 한 뒤 정부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지만, 닷새 만에 다시 나섰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18일까지 매일 국회 정문 앞에서 이어갈 계획이다. 신석철 상임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동료지원센터를 국정과제로 넣겠다고 하는데, 복지부에서 거부한다고 한다”며 “반드시 국정과제에 포함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동료지원센터란 정신장애인들이 상담과 지원 업무를 하며 정신장애 당사자들에게 각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기존 정신장애인 관련 시설이 의료 중심이라면, 당사자가 지역사회에 살면서 일상생활 등에서 당사자 권익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부민주 마포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동료지원센터를 반대하는 이들은 ‘병원에 갇혀 있으면 되지, 왜 지역사회에 나와 살려고 하느냐’는 생각”이라며 “여전히 복지부는 정신장애인들이 병원에서 격리·강박되기만을 희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신장애 국가책임제 도입도 촉구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때인 4월20일 장애인의날을 맞아 페이스북에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장애인 권리 보장을 통한 자립기반 확대,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 증가 등을 약속했다. 연장선에서 보호의무자 제도 폐지도 요구한다. 가족이나 후견인 등 보호의무자가 정신질환자가 입원할 때부터 퇴원할 때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는 제도다. 이에 입원 결정부터 치료 비용까지 전적으로 가족 등이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정하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대표는 “입원한 당사자는 동료 지원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지원가들이 일할 수 있는 조직이 없다”며 “발달장애인 지원센터가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돼 있는데, 정신장애인 지원도 그만큼 증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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