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현 위치냐 함평 이전이냐 ‘기로’
함평 이전 시 경제효과 10배 차이 발생
생산가치 5천억원 vs 재가동 581억원
고용 유지 방안, 노사 합의가 선결 과제

금호타이어가 화재로 중단된 광주공장 재가동을 놓고 '현 위치 재건'과 '함평 이전' 두 방안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효과 분석 결과 함평 이전 시 현 위치 재건 대비 10배 이상의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측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측은 이달 내에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지역 사회와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 광산구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공장을 전남 함평 빛그린국가산업단지로 이전할 경우 약 5천억원의 생산가치와 2천억원의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현 위치에 유지할 경우 연간 경제 유발효과는 생산가치 581억원, 부가가치 281억원에 그쳤다. 현 위치 유지 시 직·간접 고용 규모는 621명 수준으로, 기존 생산 능력 복구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현 위치 재건 방안은 상대적으로 낮은 초기 투자비용과 기존 인력 활용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
우선 도심 내 제조업이 안고 있는 소음, 분진, 안전 문제로 인한 주민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화재 이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안전 투자가 불가피하다.
또한 기존 설비 복구 위주의 재건으로는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는 첨단 생산라인 구축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함평 이전 시나리오는 압도적인 경제효과를 보여준다. 생산가치 기준으로 현 위치 재건 대비 8.6배, 부가가치는 7.1배, 직·간접 고용은 5배(3천여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은 기존 광주공장 부지를 상업·업무 복합지구로 재개발하면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신공장 건설비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총 1조 2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예상되지만, 부지 매각 수익으로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약 50만㎡ 부지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 라인과 스마트팩토리 등 첨단 생산 인프라를 구축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금호타이어는 이번 결정을 단순한 생산 재개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미국발 고율 관세, 글로벌 수요 변화 등 외부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거점 분산과 해외공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함평 이전이 국내 생산기지 현대화와 함께 유럽 신공장 완공(수년 소요 예상)까지의 공급 공백을 메우는 전략적 선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최종 결정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일단 고용 안정을 전제로 함평 이전을 지지한다. 반면 지역의 일부 시민단체는 현 부지 복구와 고용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즉 지역경제 안정과 기존 협력업체 보호를 우선시하는 입장이다. 광주시는 부지 용도 변경과 규제 완화를 통한 이전 지원 방침을 정하고 국토부, 산업부 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이달 내에 두 시나리오를 포함한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결정은 현재 진행 중인 화재 현장 조사 결과와 대주주인 더블스타, 정부의 정책 지원 여부에 달려 있다.
다만 지역 경제계와 정치권은 경제효과와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이전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기적 안정성보다는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가 더 중요하고 이전을 통한 생산 혁신과 부지 활용 극대화가 기업가치 제고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의 결정은 국내 타이어 업계 전체의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기차 전용 타이어 수요 급증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면서 생산기지 현대화가 업계 공통 과제로 부상했다.
중국 더블스타 인수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전략을 추진해온 금호타이어의 이번 결정이 국내 타이어 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