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 무등산 화장실에 현수막 게시···무슨 일?

이삼섭 2025. 7. 1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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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등산로에 '비판' 현수막 게시
불법 현수막·과한 정치적 행보 지적
"문제 제기는 당연한 역할" 평가도
디자인 두고도 시민들 팽팽히 대립
강기정 광주시장이 무등산국립공원 내 게시한 현수막. 강 시장 페이스북

강기정 광주시장이 무등산국립공원에 설치된 이른바 '토끼등 화장실'을 직격하는 현수막을 건 것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강 시장이 시민들의 불만을 적극 수용해 소통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과도한 정치적 행위라는 비판 여론도 동시에 일고 있다.

14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 시장은 무등산 토끼등 쉼터 인근에 새로 설치된 공중화장실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무등산 등산로에 내걸었다. 해당 현수막은 시장 명의로 '국립공원공단 이사장님! 화장실! 이것은 아니지요'라는 내용이다.

무등산국립공원 토끼등에 설치된 신축 화장실. 국립공원공단 제공

문제의 화장실은 국립공원공단이 이달 초 4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서 준공·개방한 높이 6m, 연면적 80.34㎡ 규모의 건물이다. 기존 화장실이 오래되고 냄새가 심하다는 지적에 따라 국립공원공단이 새로 지었다. 문제는 자연 경관과의 조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등산객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시민과 등산객 사이에서는 "공사장 컨테이너를 갖다 놓은 것 같다"는 혹평도 나왔다.

강 시장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해당 현수막을 찍은 사진을 올리며, "바람길을 막고, 풍경을 헤치는 화장실을 보며 모든 등산객이 철거를 요구하며 한마디씩 말씀하신다"며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이 사랑하며 쉬어가는 무등산을 광주시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엉터리로 화장실을 지어놨다"면서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게 즉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시장이 자신의 이름으로 현수막을 게시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자체장이 직접 나서 현수막을 걸 사안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해당 기관에 의견을 주면 되는데 현수막까지 걸어 보여주기식 정치를 한다는 주장이다.

무등산을 자주 찾는다는 이의정 씨(광주 서구)는 "시민들의 반응을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에게 피드백을 하고 개선 방안이 없는지를 말하는 건 좋은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공원 내 현수막 설치는 불법이라는 점에서 강 시장이 과하게 반응했다는 데 힘을 실어준다. 실제 무등산국립공원 측은 해당 공원 내 현수막을 곧바로 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시민 불만을 대변하는 시장으로서 문제 제기는 당연한 역할"이라며 긍정적 반응도 보인다.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과정에서 용인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국립공원공단에 무등산 토끼등 신축 화장실을 철거해달라는 청원글이 올라와 있다.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 갈무리

논란의 중심이 된 토끼등 화장실을 두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시민들 여론 또한 문제가 없다는 의견과 철거 또는 재디자인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극명히 갈린다. 국립공원공단에는 해당 화장실을 철거해달라는 청원도 올라와 있는 상태다. 국립공원공단은 "자연친화적 설계를 바탕으로 법적 기준을 준수한 시설"이라는 입장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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