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 칼 빼든 윤희숙 혁신위 '강제성 없는 사과 요구'에... 미동도 않는 친윤들
친윤계부터 한동훈·김문수 전방위 겨냥
'8월 전당대회 뒤 유명무실' 평가 싸늘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인적 쇄신 첫 단추로 계파를 불문한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사과가 필요 없다는 사람이 인적 쇄신 0순위"라며 윤석열 절연론에 소극적인 친윤석열(친윤)계를 정조준했지만, 한동훈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 주요 인사도 쇄신 대상에 포함시켰다. 불법 계엄과 탄핵, 대선 패배를 자초한 국민의힘 전체를 향해 전방위 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강제적 조치가 수반되지 않은 자체 사과 요구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친윤계는 "특정 계파를 몰아내는 건 필패", "인적 청산은 거꾸로 가는 일"(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이라며 꿈쩍도 않는 분위기다.
나경원 장동혁 겨냥 "인적쇄신 0순위"

윤희숙 혁신위가 13일 띄운 인적 쇄신 조치의 첫 단계는 '자체 사과' 요구였다. 특히 친윤계를 직격했는데 "더 이상 사과와 반성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분들은 당을 죽는 길로 밀어 넣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를 두고 '윤석열 절연론'을 당헌에 새기겠다는 1차 혁신안에 반발한 친윤계 당권주자 나경원, 장동혁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위원장은 '사과 무용론'을 제기하는 친윤계를 향해 "전광훈 목사가 광장에 던져주는 표에 기대 정치하는 분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출당 조치까지 거론했다.
쇄신 대상은 전방위로 넓혔다. 혁신위는 국민의힘을 좌초 직전으로 몰고 간 이른바 '8대 사건' 관련자들도 사과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6·3 대선 패배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대선 후보의 단일화 입장 번복 ▲불법 계엄 직후 의원들의 대통령 관저 앞 방탄 집회 ▲당 대표 가족 연루 당원 게시판 문제 ▲22대 총선 당시 비례대표 공천 원칙 무시 ▲특정인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지난 정권서 국정운영 왜곡 방치 등이 망라됐다. 이를 두고 친윤계뿐 아니라 한 전 대표와 김 전 장관도 반성문 대상에 올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위원장은 사과 제안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특정인의 당원 자격을 정지하거나 당직자를 사퇴시킬 수 있는 당원소환제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적 청산은 필패" 공개 반발하는 친윤

그러나 의원들의 사과를 강제할 별다른 추가 조치가 없어 당장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당원소환제 역시 당 지도부의 공식 추인을 밟아야 효력이 발생하는 절차라, 혁신위의 이날 언급은 선언적 호소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특히 이날 사과 요구는 '윤석열 절연'(1호 혁신안), '최고위원 폐지 후 단일지도체제 전환'(2호 혁신안)처럼 공식적인 혁신안 형식도 갖추지 않았다. 이를 두고 친윤계의 거센 반발 등에 부딪혀 미온적인 사과 요구로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혁신위가 제시하는 쇄신안을 실행할 '열쇠'는 내달 중순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차기 지도부가 쥐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적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당내 분위기도 강 건너 불구경이다. 당장 송언석 원내대표가 "우리 모두가 혁신의 개체이면서 주체"라며 인적 쇄신 드라이브를 공개 비판하고 나선 것도 혁신위 힘 빼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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