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성폭력 피해 막을 안전망 구축 시급하다
경찰청이 '2024 사회적 약자보호 주요 경찰 활동 보고서'를 발간했다. 놀랍게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살인·살인미수 사건 대부분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고 피해자의 30%가 범행 전 가해자로부터 이미 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많은 여성들이 가정폭력, 교제폭력, 스토킹 등으로 상습적인 폭력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는 충분히 여성의 희생을 막을 수 있는 전조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부나 연인 등 가장 친밀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는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운 관계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유형별로 보았을 때 가정폭력 피해가 절반을 넘었고 교제폭력, 스토킹, 성폭력 사건이 뒤를 이었다. 가정폭력은 당사자는 물론 그 폭력이 자녀들에게까지 미치면서 신체적·정신적 피해와 트라우마를 겪게 된다. 평생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기 어려울 정도로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초동 대처 방법이 미숙할 때가 많다. 경찰이 출동하거나 주변 이웃들이 알아도 가정 내의 문제로 치부하고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가해자가 신고자를 위협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꺼리는 것이다.
최근에는 교제폭력도 수위를 넘었다. 상습적인 폭력과 심리적 지배로 사람의 의지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다가 결국 극단적인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초기 대응과정에서 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부족할 경우 폭력이 계속 이어지고 나중에는 끔찍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스토킹 피해도 도를 넘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스토킹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부부나 연인이 헤어진 뒤, 혹은 직장 동료 사이에 지속적으로 전화를 하거나 집 앞에 찾아와 벨을 눌러 공포감을 조장하는 행위도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남성보다 여성이 피해를 입는 비율이 훨씬 높다는 점에서 여성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경찰청은 여성 살해 사건이 급증함에 따라 여성폭력 피해 여부를 별도 집계했다고 보고서 발간 계기를 밝혔다. 가장 친밀한 관계를 가장한 폭력으로부터 많은 여성들이 생명의 위해를 당하고 있다.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기 전 수차례 이를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경찰과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개입과 대처가 필요하다. 때마침 한국여성변호사회가 국정위와 여성폭력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하니 새 정부 국정과제로 여성폭력 안전망 구축에 대한 실효적인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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