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77% 수도권 집중…지방 기피하는 청년들, 해법은 ‘포스코형 인프라’

이종욱 기자 2025. 6. 30. 16: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취준생 63% “지방 취업 의향 없다”…주거·교육·생활 부족이 최대 걸림돌
포스코, 복지·인프라로 글로벌 기업 성장…“지방 이전 성공엔 생활기반 필수”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정부의 수도권 집중화 해소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500대 대기업 중 77%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 가운데 취업준비생들마저도 지방 취업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업준비생들이 지방 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로 '주거·생활·교육 인프라 부족'을 꼽아 글로벌 철강기업 포스코의 직원 복지 정책이 재조명되고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본사 소재지를 조사한 결과 서울에만 절반을 훌쩍 넘는 56.8%(284곳)에 소재하고 있으며, 경기도·인천 101곳(20.2%)을 포함하며 수도권에만 77.0%(385곳)가 집중돼 있다.

정부가 지난 2012년 수도권 집중화 해소를 위해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특별시를 출범시킨 지 13년이 지났지만 행정기관만 이전했을 뿐 대기업 지방이전은 여전히 요원한 실정임을 드러냈다.

기업들이 서울과 수도권에 본사를 두려는 가장 큰 이유로는 '지방에 본사를 두면 외국 투자자들이 불신한다'는 인식 아래 주요 정부기관·금융기관 등이 여전히 서울에 있고, 우수 인재와 네트워크가 서울에 집중돼 있는 데다 거래처·고객·미디어 접근이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대기업들이 지방에는 공장이나 하청사 등만 두고, 본사는 서울에 두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여기에 우수한 인재를 비롯한 취업준비생들까지 지방 기피현상이 빚어지는 것도 주요인 중 하나다.

실제 진학사 캐치가 최근 취업준비생 2천754명을 대상으로 '지방 취업 의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무려 63%가 '지방 취업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지방 취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주거·생활·교육 인프라 부족(55%)'을 꼽았으며, 이 같은 부족함을 견디고 지방 취업을 할 수 있는 조건으로 '연봉 8천만원 이상'을 내걸었다.

이처럼 대기업 수도권 집중화와 우수 인재의 지방 취업 기피 현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 기업으로 출범해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성장한 포스코그룹의 직원 복지 제도가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포스코는 고 박태준 창업회장이 지난 1968년 포항제철소 건립과 함께 포항시 남구 지곡동 일원에 직원주택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포스코교육재단(당시 제철장학회)을 설립해 지곡초를 시작으로 초·중·고·대학을 차례로 설립해 주거 및 교육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어 지곡단지 내에 영일대호텔·효자아트홀·한마당체육관·호수공원 등 문화·생활인프라까지 갖췄다.

당시 포항제철소 건설과 함께 주택단지 건설에 나서자 주변에서 우려와 질책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고 박태준 회장은 "사원 복지 잘해 줘서 망한 회사는 없다"며 강행한 끝에 현재의 지곡단지가 완성됐다.

그리고 이 같은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포스텍에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청할 수 있었고 포스코 역시 우수한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게 되면서 불과 50 여년 만에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가속기연구소·생명공학센터 등 한국 미래먹거리를 찾아낼 세계적 수준의 R&D기반까지 갖추면서 지방 기업의 글로벌화를 이룬 대표적 사례로 떠올랐다.

포스코는 이 같은 기반으로 지난 1980년 대 초 광양제철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도 광양시 금호동에 주택단지와 학교, 각종 문화·체육·상업시설을 갖춘 백운단지를 조성함으로써 포스코 직원과 가족들의 복지 증진에 힘을 쏟았다.

즉 포스코는 지난 1960년대 말 국내 기업에서는 아예 인식조차 없었던 사원복지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당시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할 수 있었고, 이들이 지방에서 출발한 포스코를 글로벌 톱티어 철강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등 수도권 집중화 해소를 위한 정책들이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 및 기업지원기관들의 지방 이전과 함께 포스코와 같은 주거·생활·교육 등 각종 인프라 확충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