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 ‘지포어’… 글로벌 브랜드 공동 설계자로 진화하는 한국 패션 기업
한국 패션 기업들이 글로벌 브랜드의 공동 설계자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해외 브랜드 제품의 국내 판권을 갖고 유통하는 데서 나아가 ‘한국식 기획력’을 더해 시장 호응을 이끌어내는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LF는 영국 패션 브랜드 ‘바버’를 국내에서 재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버는 클래식한 왁스 재킷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바버의 국내 유통권을 갖고 있는 LF가 한국 시장만을 위한 단독 제품을 선기획하고, 이를 글로벌 본사에 역제안해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올해 봄·여름 시즌에 맞춰 한국 시장 단독으로 내놓은 간절기용 여성 방수(샤워프루프) 재킷은 검은색 제품이 완판됐다. LF는 단종됐던 여성용 퀼트 재킷을 재해석한 제품과 ‘남성 인터폴라퀼트 재킷’ 등을 내놓아 준비한 제품의 대부분이 판매되는 실적을 거뒀다. LF 관계자는 “바버 본사는 한국 시장의 반응을 글로벌 기획에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FnC는 미국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데, 작년 11월 중국과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포어 본사가 중국과 일본 판권을 가진 업체와의 계약을 끝내고 코오롱을 택한 것이다. 지포어는 신발, 장갑이 주력 제품인데 코오롱은 여기에 의류를 추가해 소비자층을 넓혔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 매장에서도 한국에서 디자인한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식 기획력을 일찌감치 입증한 패션 기업으로는 이랜드가 있다. 이랜드는 2008년 미국 뉴발란스와 계약을 맺은 뒤 2013년 세계 최초로 뉴발란스 키즈를 만들었다. 뉴발란스 키즈의 인기에 힘입은 한국 뉴발란스는 작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K패션의 입지가 커지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 패션 기업을 단순히 판매 대행사가 아니라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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