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초고령사회, 노치원은 선택 아닌 필수
주민 협조·예산 위해 개선 나서야
강영연 건설부동산부 기자

“단지 주민이 (데이케어센터를) 먼저 이용할 수 있다면 조합을 설득하기 훨씬 쉬워질 텐데 아쉽습니다.”
‘노치원’으로 불리는 노인요양시설의 의무 설치를 놓고 정부와 서울시 간 입장차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아파트 등 공공주택 안에 설치를 의무화하려고 하지만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 모두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노인요양시설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노인이 평생을 살아온 동네를 떠나지 않고도 수준 높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에 ‘주택 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정’ 내에 주민공동시설에 노인요양시설과 주야간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케어센터를 포함해 달라고 건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행법에서는 경로당, 어린이놀이터, 어린이집, 주민운동시설, 작은도서관, 다함께돌봄센터 등만 주민공동시설로 인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데이케어센터가 주민이 이용하는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주민공동시설로 포함하는 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노인은 지역주민뿐 아니라 전국 어디에 살더라도 데이케어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현행법상 노인요양시설은 지역을 구분해 입소자를 받아선 안 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복지부에 지역민이 우선 입소할 수 있도록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도 요청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5조 1항 아래에 노인요양시설이나 데이케어센터를 기부채납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 공동주택 거주자에게 우선 제공하는 내용의 조항을 신설해 달라는 제안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주민공동시설이 아닌데 우선 입소를 규정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노인요양시설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하지만 시설 건립에 걸림돌이 적지 않다. 시설을 지을 때마다 해당 지역 주민이 반대하고, 예산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휴부지가 많지 않고 사업비도 수백억원이 든다. 접근성도 문제다. 주간보호센터는 말 그대로 낮 동안 돌봄이 어렵거나 혼자 살아 사회적 접촉이 필요한 노인 등이 찾는 곳이다. 집과 멀어지면 이용이 불편하다.
국토부와 복지부 역시 초고령 사회에 노인요양시설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규정만 고집하면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새로운 정부 출범 후 시니어 문제가 화두다. 주요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노인요양시설 건립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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