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 6.25전쟁.... 꼭 가야할 격전 현장과 기념시설들

윤태민 기자 2025. 6. 22. 17:5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주 28곳·전남 242곳 현충시설 등록
나주·고흥, 지역이 세운 ‘거룩한 얼의 탑’
광양 백운산·광주 산동교…격전의 흔적
곡성 태안사전투 등 학생·경찰의 숭고한 희생
장성·광주공원엔 평화를 지킨 김백일과 영웅들
전남 함평군은 지난 18일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 17구 봉안식을 진행했다. /함평군 제공

호국보훈의 달인 6월, 6·25전쟁 발발 75주년을 사흘 앞둔 지금, 광주와 전남 곳곳에는 지역이 지켜온 기억의 공간과 현충시설들이 남아 있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현충시설은 총 2천338곳이며 이 가운데 광주 28곳, 전남 242곳이 포함돼 있다.

현충시설이란 조국의 독립, 국가의 수호 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들을 추모하고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널리 알리고 기리기 위한 시설이다.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이 공간들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지역 공동체가 삶의 한복판에서 지켜온 역사적 현장이자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근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성과 상징성이 뚜렷한 광주·전남의 일부 현충시설을 소개한다.
 
전남 나주 남산공원 내에 세워진 '거룩한 얼의 탑'. 이 탑은 1950년 발발한 6·25전쟁 당시 전사한 나주 출신 장병 860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국가보훈부 제공

◇나주·고흥 '거룩한 얼의 탑'…지역이 기억한 영웅들

전남 나주 남산공원 내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한 나주 출신 장병 860명의 넋을 기리는 '거룩한 얼의 탑'이 세워져 있다.

6·25전쟁 기간 나주 군민은 고향을 지키기 위해 북한군 제6사단의 침략에 맨주먹으로 맞섰으며 많은 젊은이들이 3년간의 전쟁 동안 아군의 후퇴 및 방어, 반격 및 북진, 38선 인근의 고지쟁탈전, 빨치산 토벌작전 등에서 조국을 지키다 전사 또는 부상을 당했다.

나주군은 이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충혼탑건립위원회를 조직해 이 탑의 건립을 추진했고 1969년 6월 6일 현충일에 준공해 나주 출신 용사들의 숭고한 애국심과 애향심을 후대에 널리 계승시키며 나아가 그들 유족들을 위로했다.
 
전라남도 고흥군 동강면 노동리 산 53-1 노산공원내에 자리한 '거룩한 얼의 탑'. /국가보훈부 제공
아울러 고흥군 동강면 노산공원에도 이와 같은 이름의 탑이 있다. 이 장소 또한 6·25전쟁 중 전사한 고흥군 동강면 출신 채동현 육군 특무상사를 비롯한 62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으며, 국가보다 앞서 마을이 기억을 지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남 광양시 옥룡면 백운산 자락의 세워진 '백운산지구 전몰장병 위령비'. /국가보훈부 제공

◇백운산에서 산동교까지…전장의 기억이 깃든 장소들

광양시 옥룡면 백운산 자락의 '백운산지구 전몰장병 위령비'는 여순사건의 아픔과 6·25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중요한 현장으로 1953년 공비토벌작전 중 전사한 허정수 소령과 43명의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당시 백운산지구에 참전한 육군 870부대(제11경비대) 전우회가 건립했다.

현재는 광양시의 대표 현충시설로 꼽히고 있으며 안보교육과 통일교육을 위한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광주 북구 동림동에 위치한 '옛 산동교'이곳은 1950년 7월 23일, 국군과 경찰이 북한군과 치열한 격전을 벌였던 광주 지역 유일한 6·25 전투 현장이다. /국가보훈처 제공

광주 북구 동림동에 위치한 '옛 산동교'는 광주 지역 최초의 격전이자 유일한 6·25 전투 현장이다. 이곳은 1950년 7월 23일, 국군과 경찰이 지역을 사수하고자 북한군과 치열한 격전을 벌였던 곳이다. 특히 북한군의 전차를 막기 위해 다리를 폭파하기도 했으며 이로인해 북한군의 이동은 상당한 시간 늦춰졌다.

현재는 역사의 아픔과 함께 영산강을 가로지르며 친수(親水) 공원의 일부가 됐다. 아울러 광주 시민들에게는 건강과 문화의 공간, 6·25 체험행사, 현충시설 탐방 등 나라 사랑 교육의 장소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광주 북구 중외공원에 자리한 '광주·전남 순국학생 위령탑'.이 위령탑은 6·25전쟁에 참전해 순국한 광주·전남 출신 학도병 122명을 기리기 위해 1989년에 세워졌다. /국가보훈처 제공

◇학생, 경찰 등…계층을 가리지 않은 희생

광주 북구 중외공원에는 '광주·전남 순국학생 위령탑'이 자리하고 있다. 1989년 건립된 이 위령탑은 6·25전쟁에 참전해 순국한 광주·전남 출신 학도병 122명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으며 매년 6월이면 호국학도병 출신 동지회 주최로 위령제가 열린다.

학생을 비롯해 경찰들을 기리기 위한 공간도 있다.
 
전남 곡성군 오곡면에 세워진 '경찰 승전탑'.곡성경찰서 한정일 서장과 경찰관 317명은 6·25전쟁 당시 경남 하동 방향으로 진격하던 북한군 기갑연대를 매복 공격해 전과를 거뒀다.이 전투는 6·25전쟁사에서 유일하게 전과를 올린 한 경찰 승전이라 평가받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광주 남구 사동 사직공원내에는 여순 사건과 6·25전쟁에서 순직한 광주·전남 출신 경찰관 3천196명의 위패를 모신 '충혼탑'이, 전남 곡성군 오곡면에는 6·25전쟁 당시 전과를 세운 곡성경찰서의 활약을 기념해 세운 '경찰 승전탑'도 있다.

곡성경찰서 한정일 서장과 경찰관 317명은 6·25전쟁 당시 경남 하동 방향으로 진격하던 북한군 기갑연대를 매복 공격해 전과를 거뒀다. 이는 유일한 6·25전쟁의 경찰 승전 사례로 이후 그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0년에 건립됐다.

곡성군 죽곡면 원달리 산 20번지에는 6·25 당시 북한군과 교전중 전사한 남제평 경감 외 47인의 넋을 추모하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충혼탑이 자리한다.

충혼탑은 전라남도경찰국이 1985년 8월 건립했다. 당시 곡성경찰서장인 한정일은 북한군의 남하 저지 및 곡성 사수를 결심하고 전투본부를 설치해 유격전을 전개했다. 그러던 중 1950년 8월 6일 북한군의 기습을 받아 남제평 경감 외 47명의 곡성경찰이 전사했다.
 
북한군의 기습으로 경찰 48명이 전사한 태안사 전투와 공비 1천500명이 곡성경찰서를 습격한 9월30일 사건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세운 추모비. 전투 당시 아군 25명이 전사하고 적군 506명이 사살됐다./국가보훈처 제공

곡성군 곡성읍 중앙로에는 6·25전쟁 당시 태안사 전투와 9월30일 사건 등 격전이 벌어진 현장이 남아 있다.

이곳에는 두 전투에서 전사한 경찰관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추모 비석이 세워졌다. 태안사 전투에서는 북한군 기습으로 경찰 48명이, 9월30일 사건에선 아군 25명이 전사하고 적군 506명이 사살됐다.
 
전남 장성군 삼서면 학성리 육군보병학교 내에는 6·25전쟁 중 최전선에서 작전지휘도중 전사한 김백일 장군을 추모하기 위한 동상이 세워져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동상과 비, 현장에 남아 있는 마지막 흔적

장성군 삼서면 육군보병학교에는 6·25전쟁의 주요 지휘관인 김백일 장군 동상이 세워져 있다. 김백일 장군은 낙동강 방어선과 흥남철수작전, 국군 최초의 38선 돌파 등 전황의 분기점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으며 1951년 작전 중 전사했다. 그의 마지막 흔적은 이곳에 지금도 현장에 남아 있다.

광주공원에는 광주·전남 전몰장병 1만5천여 위패를 봉안한 현충탑, 그리고 6·25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광주 출신 1천891명의 이름을 새긴 호국영웅 명비가 나란히 서 있다. 이는 이름 없는 전사자가 아니라, 이름을 지닌 한 사람의 죽음이었다는 사실을 새기게 한다.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