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세무서 부지 매각 후 매년 임차료 수억원…‘졸속 매각’ 논란
착공 불투명한데, 시민시설 유료로 사용

포천시가 기획재정부에 포천세무서 건립 예정 부지를 매각한 뒤, 해당 부지를 여전히 사용하면서 매년 1억원이 넘는 임차료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세무서 착공 일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상사용 요청마저 기재부가 거부하면서 '졸속 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2023년 12월 청소년체육광장과 제1 공영주차장으로 사용해오던 소흘읍 송우리 726-1 일대 부지를 기획재정부에 145억4841만원에 매각했다. 해당 부지는 포천세무서 신축 예정지로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시는 매각 이후에도 기존 시설인 아리솔 체육광장과 솔모루로 제1 공영주차장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1억3908만원, 올해는 약 1억4005만 원의 임대료를 기재부에 납부했다. 총 2년간 부담한 금액은 2억7913만원에 달한다.
시는 지난해 3월 세무서 착공 전까지 해당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획재정부에 요청했으나, 기재부는 이를 거부했다. 시는 "세무서 건립을 위해 적극 협조한 만큼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 체육시설과 주차장에 대한 대체공간 확보 없이 임대료까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매매계약 당시 시가 지상 시설물에 대한 무상사용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감정평가 역시 토지 가격만 반영됐고, 체육시설과 주차장 등 지상 시설물의 가치는 반영되지 않아 보상 청구도 불가능한 구조가 됐다.
현행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재부가 비축토지를 매입한 경우 지상 시설물에 대한 보상 청구는 불가하다.
현재 포천세무서는 포천을 포함해 동두천, 연천, 철원 등지를 담당하지만, 협소하고 낙후된 임차 청사를 사용 중이다. 주차장 부족 등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자 시는 세무서 신축 부지로 송우리 726-1, 726-2번지를 제공했다.
기재부와 체결한 매매계약서에는 '지상 시설물 사용은 별도 협의하고, 2026년 12월 31일 이후 사업 시행 시 철거 비용은 매수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핵심인 무상사용 조항은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해, 시가 앞으로도 억대의 임차료를 계속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포천=글·사진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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