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도 "이런 건 처음봐"…친윤 지도부, 명태균식 책임당원 성향파악 조사?

한기호 2025. 5. 2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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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책임당원들 "대선 여론조사가 수상해" 쇄도
집요한 콜백, 투표의향 '없음'에도 지지후보 물어
친한계 "명태균 당원명부 유출式…당권용 감별?"
韓 "사실 밝혀야"…사무총장 당원조사 인정 "곧 폐기"
여연 몰랐다…당 공개입장 없어
지난 5월25일 저녁 유튜브 채널 '한동훈'에서 1인 라이브 방송을 진행 중인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의 모습(왼쪽), 26일 유튜브 채널 '뉴스엔진 정답은 없다'에 출연한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의 모습(오른쪽).
국민의힘 한동훈 지도부 시절 전략기획부총장을 지낸 신지호 전 의원이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신지호의 쿨톡'을 통해 국민의힘 주도의 책임당원 성향 감별 여론조사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친윤(親윤석열) 지도부가 당내 경선과 무관한 국면에서 책임당원의 투표 성향파악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선거 패배를 염두에 둔 당권경쟁용 포석이란 의구심을 낳는 것이다. '블랙아웃'(선거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 도래하기 전 국민의힘 씽크탱크 여의도연구원에서 주로 진행해온 비공표 여론조사 방식과도 판이하고, 정작 여연이 개입하지 않은 '중앙당 주도'의 조사로 알려지기도 했다.

6·3 대선 투표 참여 의향, 지지하는 후보를 묻는 일반여론조사를 가장했지만 '동일한 업체로부터 집요하게 전화가 왔다'는 책임당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속출하면서 26일 현재도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다. 앞서 '계엄저지·탄핵찬성' 측 한동훈 전 당대표가 대선 경선 3차(결선)에서 친윤발 '한덕수 단일화론'을 내건 김문수 대선후보에게 패한 뒤 지지층의 투표 포기 성향이 커진 와중이어서 '명태균 식 당원 감별'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난 '권영세 비대위'가 결선투표 도입 등 '룰 변경'과 동시에, 당비 1000원 1회만 납부한 일반당원도 책임당원과 동등한 경선 선거인단으로 편입시키면서도 그 규모를 밝히지 않은 '불투명성'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25일) 유튜브 생방송에서 "며칠 동안 국민의힘에서 돌린 여론조사 갖고 걱정들이 많으시더라. 사실이 좀 밝혀져야 될 것"이라며 "저한테도 (전화가) 여러번 계속 오더라. 이런 건 처음 봤다"고 말했다.

지난 23일부터 '디시인사이드' 일부 게시판에선 '와이(Y)리서치' ARS(자동응답) 여론조사 전화가 3차례 이상 걸려왔으며 끝까지 안 받으면 음성 메시지까지 남겨져 '이례적'이란 제보글이 잇따랐다. 들리는 업체 전화번호와 실제 발신번호가 다른 점, 대선 투표 의향이 '없다'(전혀·별로)고 응답해도 대선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설문이 진행된 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미등록 업체 조사란 점도 제보자들의 의문을 샀다.

반윤(反윤석열)성향 책임당원들이 통화 녹음까지 공개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대선 경선 당원선거인단 투표나,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대선후보 교체 여부를 물은 전(全)당원투표의 ARS투표 땐 당의 전화를 고대하는 분위기였지만 이번엔 달랐다. "콜백(통화 불발 시 재연락)이 너무 집요하다", "책임당원인 가족·지인도 겪었다"거나 통상 1000명대 표본 여론조사인데 전화를 받은 책임당원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친한(親한동훈)계 신지호 전 의원은 26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너무도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저희 당에서 금·토·일 사흘(23~25일)여론조사를 했다"며 "일반국민 대선용 여론조사를 하는 것처럼 '투표할 의향이 있는가'를 묻고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가'를 물었다"고 밝혔다. 특히 전날(25일) 페이스북 글로 여론조사에 의문을 제기하자 박대출 당 사무총장으로부터 '글을 삭제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박대출 사무총장도 인정한 게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아니고 70몇만명 저희 당 책임당원 조사였다"며 "그래서 제가 '역대 대선을 이렇게 코앞에 두고 이런 식의 책임당원 성향 조사를 한 적이 있느냐'고 했는데 답을 못했다"고 전했다. 또 "지금 당원들도, 저도 그런 쪽으로 합리적 의심을 갖게 됐다"며 "저희 당내가 복잡한데, 계파 갈등에 있어 당원 입장이 뭔지 명태균 식 '당원(성향) 로우데이터'를(만든 게 아니냐)"이라고 했다.

신지호 전 의원은 "2021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홍준표(후보) 측근으로부터 (당원선거인단 56만8000여명의 지역과 안심번호가 적힌) 당원명부를 받아 명태균씨가 (3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로) '당원별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로우데이터를 만들어서 나중에 (공표용) 여론조사 조작에 이용했다"면서 "(이번 조사는) 대선용이 아닌, 대선 이후 있을 전당대회용 당원 감별 조사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지금 당원 사이에 파다하다"고 했다.

차기 당대표 경선 시 미리 파악한 당원성향을 토대로 유불리를 조작한 여론조사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이게 안심번호 사용 여부가 확인돼야하는데, 만약 사용하지 않고 실제 전화번호를 와이리서치에 넘겨서 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도 했다. 신 전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신지호의 쿨톡'에서도 "당 해명이 '안심번호로 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다가 '안심번호로 했다'고 오락가락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진짜로 '010 번호'를 갖고 조사한다면 그 당원들이 누구를 지지하는지 (조사결과로) 다 나오는 거다. 이 사람이 '투표 의향이 없다'면 한동훈 쪽이겠구나, '지지하는 후보' 보면 김문수가 아닌 이재명·이준석·지지후보없음을 선택했으면 한동훈파 아니냐 이런 식으로 당원들 개인을 감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추후) 한동훈 쪽 샘플은 줄이고 친윤 쪽 샘플을 늘려 여론조사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나. 조작이 가능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또 다른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가 박 총장의 전화를 받고 글을 내렸다고 한다. 그는 이날 유튜브 '뉴스엔진 정답은 없다'에 출연해 "박 총장이 저한테 전화가 와서 '이거 우리가 한 거다'했다"며 "와이리서치의 Y는 여의도 아닌가. 여연 하청을 받는 회사로 아는데 윤희숙 원장은 모르고 있더라. 통화해보니 '여연에선 안 했다, 여론조사 안 할 방침'이라는데 아마 당에서 그냥 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문제가 많다. 당이 하면서 일반 여론조사인 기관이 한 것처럼 위장했지 않나. 당원들한테 조사하면서 왜 이재명·이준석·황교안 등과 김문수를 찍을 거냐고 물어보느냐"며 "원래 당원들의 전화번호는 공개될 수 없는. 개인정보다. (통신사가 응답자 성별·연령대·지역정보별 부여하는) 안심번호로 했다는 것도 의문이다. 특정 지역 당원들의 번호를 다 알고 있으면서 왜 정상적 여론조사인 것처럼 지역을 물었냐"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지역 당원들이 김문수에 몇% 투표 하는지 안 하는지, 누구를 찍는지가 쭉 나올 거다. 이건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어느 지역 누구는 어떤 투표성향인지 추정할 수 있는 로우데이터를 만들어놨고 이게 명태균 식(당원명부 유출 여론조사 등)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박 총장이 '이거 우리 자료 다 파기한다, 이것(대선 투표 의향)만 확인하고 다 폐기한다'고 얘기했는데 글쎄, 당원들에게 너무 의심스럽지 않느냐"고 했다.

아울러 "어떻게 보면 당원 감별조사"라며 "지난번엔 당내 쿠데타를 해서 새벽 3시에 한덕수를 밀겠다고 우리 당 개망신을 주더니", "우리 당이 왜 이런 짓을 자꾸 하는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또 "지난번 경선 때 급작스럽게 '1000원만 내면 투표권 준다'는 것도 (규모를)공개하지 않았다"며 "친윤에 신뢰가 바닥"이라고 성토했다. 책임당원들이 조사 업체 등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신고하는 데 대해선 "개인 고발들도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관망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저도 온 가족이 다 (전화)받았다. 지역별로 책임당원들에게 다 했는데 그게 잘못하면 개인정보 유출인데다, 개인 투표성향을 알 수 있게 되니까. 명태균이 홍준표 전 대구시장 쪽 측근으로부터 56만여명 명단을 받아갖고 돌려서 그 사람들의 성향을 다 분류하고 나중에 자기가 필요한 쪽 모집단만 해서 결과를 얻어내는 방법을 썼지 않냐"며 "명태균 방식을 우리 당이 했단 말인지, 당에서 어떤 식으로든 해명해야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뉴스1' 통신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해명 요청에 "이번 조사는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취지에서 책임당원의 투표 성향을 파악하는 의례적인 절차였을 뿐"이라며 "전당대회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어떤 설문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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